[여성의 창] 주디 이 ㅣ 진실한 사랑은
2014-05-13 (화) 12:00:00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는 요즈음 젊은이들의 마음에 어떤 감흥을 주고 있을까? 궁금하다. 두 사람은 진정 사랑했건만/ 한 번도 그리움을 하소연 않고/ 겉으론 참 예사인 듯 지내더니만 –중략- 어쩌다 따로따로 숨을 거두어/ 둘의 무덤엔 잔디만 푸르네/ 하이네의 시를 읊으며 시 속에 주인공이 되어 눈물짓던, 나의 젊은 날은 그러했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 사랑의 참모습도 변하는 것일까? 요즈음 TV 드라마를 보면 사랑이야기 같으나 사랑이 없으며 집착과 쟁취뿐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 시대의 사회 모럴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세상이 변하고 사람의 마음이 강퍅해져 간다 해도 이야기 속에서 사랑의 본질은 지켜져야 우리 마음도 아름답게 순화되어 가지 않을까?나는 얼마 전 신예선 선생님의 소설 ‘무반주 발라드’를 읽고 진실한 사랑이 주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곳엔 사랑을 강요하는 모습도 구걸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주인공 경의는 내게 겨울 찬바람과 같이 쏴-한 신선한 사랑을 넣어 주었다. 경의는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그 사랑은 환희 대신 깨어지는 아픔의 파편으로 뿌려진다. 모두가 그를 잊고 다시 그림에 열중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차라리 사랑의 노예로 살기를 열망하는 경의의 눈물겨운 사랑을 요즈음 TV 드라마에서 만나길 기대한다면 너무도 시대착오적일까? 그러나 진실한 사랑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도 한 가지일 뿐이다. 그러므로 진실한 사랑은 한번 해볼 만한 것이 아닐까? 사랑이란 이름은 아무리 아름다웠다 해도 상대가 그 사람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면 그것은 곧 가해자이다. 사랑의 고통과 평생을 피해자로 있던 경의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스스로 가해자였음을 인정하며 그녀의 사랑을 승화시킨다.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딘 주인공 경의는 그녀의 사랑을 작품 예수님의 초상화에 완성시킨다. 사랑이 없는 사랑이야기에 젖어가던 때에 모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으며 진실한 사랑은 무엇일까 몸부림하던 젊은 시절로 잠깐이라도 돌아갈 수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도 한번 접해 보았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