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 에인절 (Blue Angelㆍ1930)
▶ 요젭 폰 슈텐베르크 감독 독일 최초 유성영화 걸작
가수 롤라(마를렌 디트릭)가 라트 교수(에밀 야닝스)를 유혹하고 있다.
무르익은 카바레 여가수에 대한 욕정 때문에 존경 받는 교수직에서 카바레 어릿광대로 전락, 끝내 광기에 휩싸인 채 숨지고 마는 한 남자의 비극적 변신을 그린 독일산 걸작으로 독일의 최초 유성영화다.
독일 작가 하인리히 만의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독일 중산층의 위선을 풍자한 소설 ‘쓰레기 교수’가 원작으로 독일의 명장 요젭 폰 슈텐베르크(영어 발음 조셉 본 스턴버그)가 감독하고 그와 함께 ‘마지막 명령’에서 일한 연기파 에밀 야닝스가 주연하는 이 영화는 당시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마를렌 디트릭을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준 작품이다.
폰 슈텐베르크와 디트릭은 이 영화를 계기로 연인이 되는데 둘은 나치를 피해 함께 할리웃에 와 ‘금발의 비너스’ 등 여러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특히 영화에서 유명한 장면이 살이 토실토실 찐 탑 해트를 쓴 디트릭이 무대에서 넓적다리를 드러낸 채 선정적인 제스처를 써가면서 약간 쉰 듯한 음성으로 ‘폴링 인 러브 어겐’을 노래하는 장면. 이 노래는 그 후 디트릭의 간판곡이 됐다.
이 영화는 독일판과 영어판으로 동시에 촬영을 했는데 그래서 배우들은 같은 장면을 두 번 연기해야 했다. 1933년 독일 당국은 이 영화를 상영금지 조치에 취했다.
대학입학 준비 고등학교의 존경 받는 엄숙한 교수 이마누엘 라트(야닝스)는 제자들이 동네 카바레 ‘블루 에인절’의 아름다운 인기 여가수 롤라-롤라(디트릭)의 사진을 돌려가면서 보는 것을 적발하고 크게 훈계한다.
다음 날 라트는 학생들을 적발하려고 카바레에 들른다. 그런데 아뿔싸 그만 라트는 롤라가 몸을 비비 꼬아가면서 노래하는 ‘폴링 인 러브 어겐’을 듣고 그녀에게 완전히 빠진다. 롤라를 육체적으로 강렬하게 요구하는 라트는 다음 날 다시 카바레를 찾아가 롤라와 하룻밤을 보낸다.
그러나 이 사건이 스캔들이 되면서 라트는 교수직을 사임하고 롤라와 결혼한다. 그러나 행복은 잠깐이요 가진 돈이 다 떨어진 라트는 순회 카바레 그룹의 어릿광대가 되어 생계비를 마련한다.
그런데 롤라는 화냥 끼가 심한 여자로 여전히 롤라를 육적으로 갈구하는 라트는 이 때문에 질투에 시달린다. 극단이 순회공연을 마치고 다시 라트의 고향으로 돌아와 ‘블루 에인절’에서 공연을 하는데 막 광대노릇을 마친 라트는 롤라가 자기 새 애인인 차력사와 끌어안고 키스하는 것을 보고 실성지경에 이른다.
라트는 롤라의 목을 조르나 단원들에 의해 죽도록 얻어터진다. 그날 밤 라트는 자기가 가르치던 학교의 교실을 찾아간다. 그리고 책상을 붙잡고 숨진다. Kino Lorber가 독일과 영어판이 함께 수록된 블루-레이를 출시했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