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윤연실 ㅣ 피할 수 없는 영어

2013-11-2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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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미국생활을 하게 된 지 15년이 되었다. 결혼 후 엔지니어였던 남편에게 미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고 집들이 모임이 송별회 모임으로 바뀌면서 미국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미국에 들어올 당시 임신중이었기에 정착 후 내 생활은 낮과 밤이 바뀐 상태에서 극심한 입덧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보냈었다. 그러기에 영어를 공부하고 생활하며 정착하기가 쉽지 않았었지만 틈만 나면 영어공부와 태교의 목적으로 텔레비전에서 좋은 다큐멘터리 같은 프로그램을 보기 시작했다. 처음엔 자막을 많이 이용했었고 자꾸 보다보니 귀도 트이는 것 같았지만 정작 영어로 말하기는 두려움이 앞서 있었다.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니 시간도 금방 지나 아이가3살이 되었을 때 프리스쿨이라는 곳에 보내게 되었다. 그 전까진 영어 쓸 일이 없었는데 아이가 학교를 가게 되니 상황이 달라지게 되었고 특히 플레이데이트라는 것과 학교 컨퍼런스 등 참으로 다양한 새로운 일들에 직면하게 되었었다. 그런데 난 그 플레이데이트를 참으로 잘 이용했었던 것 같다.

아이가 어렸기에 플레이데이트를 할 때도 엄마들이 함께 있다보니 그때마다 나는 아이친구 엄마들이랑 영어로 대화를 계속 나눌 수밖에 없었고 일주일에 적어도 2번정도씩 하다보니 개인교습을 받는 것과 같이 영어말하기가 늘게 되었다. 그러다 나도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De Anza College에 등록을 했다. 가정을 돌보고 다른 해야 할 일들도 많아서 몸은 바빴지만 일단 마음을 독하게 가지고 다시 학생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숙제 페이퍼를 힘들게 써서 제출하고 발표준비 등의 공부를 하면서 영어가 체계적으로 느는 기회가 되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한국에 관련된 뉴스나 드라마등 모든 것을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지 접할 수 있다 보니 내게 당장 편한 한국말만 듣고 말하며 하루를 보내려는 유혹도 든다. 하지만 내가 사는 곳이 미국이라는 것을 날마다 실감하면서 살 때가 더 많고 또 영어의 미숙함으로 인해 곤란한 경우를 겪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란 말이 있다.영어로 해결해야 할 일을 남편과 아이에게 미루지 않기 위해 나의 영어를 늘리려고 날마다 노력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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