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라스 구매자 클럽 (Dallas Buyers Club) ★★★★(5개 만점)
▶ 박흥진의영화 이야기 hjpark@ koreatimes. com
멕시코제 에이즈 약 판매상 론(매튜 매코너헤이)과 그의 파트너 레이언(재레드 레이토·왼쪽).
사람에 대한 편견이 옳지않음을 보여주는
휴머니즘 가득한 영화
동성애자를 오물 보듯 하던 텍사스의 약물을 즐기는 술꾼 터프가이 론 우드러프가 에이즈에 걸린 후 오히려 동성애자들을 비롯한 에이즈 환자들을 돕는 구원의 천사로 변신한 실화를 다룬 강렬하고 휴머니즘이 가득한 잘 만든 드라마다.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우리의 편견의 옳지 않음을 설교조가 아니라 진지하고 연민에 찬 목소리로 얘기하는 드라마이자 마치 현대판 로빈 후드의 모험과 액션을 보는 듯한 스릴과 재미도 갖춘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작품의 시간대는 1980년대 말이지만 시간을 초월해 어느 때나 있을 수 있는 내용이다.
특히 영화에서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은 론 역의 매튜 매코너헤이의 연기다. 그는 역을 위해 체중을 38파운드나 뺐는데 완전히 론이라는 인간으로 변신,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그와 함께 론의 불법 에이즈 치료제 판매의 동업자로 성전환한 거리의 여인 레이언으로 나오는 재레드 레이토의 민감한 연기도 볼만하다. 두 사람 모두 오스카상 후보감이다.
텍사스의 유정에서 일하는 레드넥 론은 술과 섹스와 담배, 도박과 불라이딩과 드럭을 즐기며 하루살이 인생을 사는 남자. 거들먹거리면서 사는 편견에 가득 찬 인간인데 일하다 다쳐 병원에 갔다가 두 의사(데니스 오헤어와 제니퍼 가너)로부터 에이즈에 걸려 한 달 정도밖에 못 산다는 선고를 받는다.
론은 에이즈 치료제로 아직 실험단계 중인 AZT를 복용하나 약과 함께 술과 마약을 혼용하는 바람에 부작용만 일으킨다. 그는 멕시코에서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실험단계에 있는 에이즈 치료약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남으로 내려가 이 약들을 사다가 미국으로 밀반입, 자기도 복용하고 거리에서 에이즈 환자들에게 판다.
론의 불법판매에 가담하는 사람이 감수성 예민하고 사려 깊은 여자로 성전환을 한 레이언. 론은 장사가 잘 되면서 점점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이들을 진심으로 동정하고 연민하게 되는데 그가 이렇게 심적 변화를 맞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자비로운 레이언 때문이다.
한편 론이 교묘하게 법의 허점을 이용해 계속해 약을 멕시코에서 들여다 판매하자 이를 훼방 놓는 것이 이익에만 눈이 먼 제약회사와 병원과 미 식품의약청(FDA는 당시 환자들이 수천명씩 죽어가는 데도 치료 가능성이 있는 약들에 대한 인가를 차일피일 미뤄 시민들의 규탄을 받았었다). 다윗인 론과 골리앗인 이들 간에 치열한 대결이 벌어진다. 이런 론을 동정하며 도우려고 애쓰는 사람이 그를 진단한 여의사.
론은 멕시코제 약 덕분에 의사의 진단과 달리 6년을 더 살다가 1992년 42세로 사망했다. 6피트 키의 매코너헤이가 뼈가 앙상한 모습으로 별 볼일 없는 편견적인 인간에서 인간성을 되찾은 에이즈 환자이자 같은 경우의 사람들을 돕는 구호천사의 연기를 영혼을 불사르며 연기해 눈물이 날 정도다. 그와 완전히 대조적인 감수성 예민한 레이언의 모습을 레이토가 가슴이 저며 들도록 아름답고 섬세하게 보여 준다. 캐나다인 장-마르크 발레 감독.
R. Focus. 아크라이트(323-464-4226), 센추리15(888-AMC-4FUN), 랜드마크(310-470-0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