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무 전담기관 설치 논란
2013-10-21 (월)
버지니아 알링턴 카운티가 내달 5일 선거에 맞춰 주택 업무를 전담할 정부기관을 설치하는 안을 주민 투표에 부친 가운데 투표를 앞두고 지역 정치권의 찬반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알링턴은 전국에서 부유한 주민들이 많은 카운티 중 하나로 집값이 높아 서민 계층이 거주하기에는 부담이 큰 곳이다. 알링턴 녹색당의 스티브 데이비스 대표에 따르면 카운티는 2010년 통계를 기준으로 북버지니아에서 알렉산드리아 다음으로 임대 주택 가격이 비싸며 당시 1만4천여 가구가 저가 주거지를 필요로 하는 가정으로 분류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저가의 임대주택 공급으로 저소득층 주민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데는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전담 기관 설치가 이에 합당한 선택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카운티 위원회의 월터 테자다 의장은 최근 한 회의에서 위원회가 어떤 특정 입장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나 전담 기관 설치는 저가 주택 제공을 위한 노력에 해가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테자다 의장은 전담 기관 설치로 주택 문제 해결에 있어 관료적인 번잡한 절차가 끼어들게 되면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카운티의 주택 행정은 민간 개발업자와의 제휴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테자다 의장은 또 회의석상에서 클라렌던 지역에서는 현재 월세 3천 달러짜리 집을 구했을 경우 아주 좋은 가격에 세를 얻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저소득층 주민 상당수가 주거비 부담 때문에 알링턴을 떠나야 되는 압력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했으나, 이 같은 문제가 전담 기관을 설치한다고 해서 해결될 사안은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전담 기관을 설치한다고 해도 카운티에 새로운 기능의 업무 재원이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이며 오히려 소모적인 역할만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담 기관 설치를 지지하고 있는 측에서는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 지지자들은 전담 기관이 설치되면 연방 지원금을 더 끌어올 수 있으며 주택 개발업자들 간의 기능 중복 현상도 제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운티 위원회에 출마하고 있는 녹색당의 오드레이 클레멘트 후보는 “저가 주거지에 대한 수요가 충족되지 않고 있다”며 전담 기관 설치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레멘트 후보는 개발업자들이 주거지당 건설비를 지나치게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주택 전담 기관을 설치하고 채권 발행을 통해 납세자가 아닌 투자가들이 주택 건설비를 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링턴 카운티는 매년 약 5%를 주택 관련 예산으로 지출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안성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