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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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명절도 학교 휴교일로”

2013-09-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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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이슬람 명절을 학교 휴교일로 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카운티의 이슬람계 주민들 일각에서 희생제사절인 이드 알-아드하(Eid al-Adha) 명절을 공립교 휴교일 중 하나로 포함시키자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 올해는 오는 10월 15일이 이드 알-아드하 명절에 속한다. 이들 주민들은 일 년 전부터는 지역 이슬람계 단체인 ‘이드를 위한 형평성연합회(The Equality for Eid Coalition, EEC)’를 결성해 휴교일 지정을 위한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다. 유대와 기독교 명절들이 공립교 휴교일로 지정돼 있는데 이슬람 명절도 이에 첨가되는 것은 마땅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미국에 43년 간 살아온 저먼타운 거주의 미미 하사니엔 씨는 “이 문제는 인권에 관한 사안이며 또한 형평성에 관한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사니엔 씨는 이와 함께 미국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강조도 빠트리지 않았다. 그는 “최고로 중요한 사실은 우리 모두가 미국인이라는 것”이라며 “자기 자신도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아메리칸 이슬람인이란 소속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사니엔 씨의 휴교일 지정 요구는 후손들의 이해관계와도 관련돼 있다. 자녀 3명이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으며 이젠 15명의 손자까지 두고 있는 하사니엔 씨는 이드 알-아드하 명절에 손자들이 집에서 쉬는 모습을 보는 게 소원이다. 현재 카운티는 이날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더라도 사유 있는 결석으로 간주해 책임을 묻지 않으며 시험도 치르지 못하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하지만 하사니엔 씨는 이슬람계 학생들로 하여금 이날 학교를 빠지든지 종교적 믿음에 따라 명절을 보내든지 하는 두 개의 사항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역 신문 가젯은 최근 보도에서 EEC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이 모두 10월 15일에 등교하지 않고 이드 알-아드하 명절을 집에서 보내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운티 의회에서는 조지 레벤솔 의원이 이드 알-아드하 명절의 휴교일 지정을 지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레벤솔 의원은 올해 10월 15일 이슬람 지역 주민들과의 결속을 보이기 위해 아들을 등교시키지 않고 집에서 명절을 보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EC는 이드 알-아드하뿐만 아니라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 명절도 휴교일로 지정할 것을 바라고 있다. 이드 알-피트르는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이 종료되는 명절로 향후 수 년 간은 여름방학 기간과 겹친다. EEC는 이드 명절들의 휴교일 지정을 위해 청원서 서명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안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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