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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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지역 건물 높아진다

2013-09-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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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지역의 건물 높이에 변화가 일고 있다.
그동안 일정한 높이 이상의 건물을 짓지 않는 게 관행처럼 여겨져 왔으나 이젠 다르다.
건물 높이 상향 추세는 북버지니아에서 시작되고 있다. 북버지니아 지역은 건물 높이가 400피트 이하로 유지돼 왔으나 최근 이를 뛰어넘는 건물들이 건설되거나 제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건축되고 있는 타이슨스 코너 지역의 한 건물의 경우 높이가 435피트에 이른다.
워싱턴 지역은 전국의 기타 메트로폴리탄에 비해 건물들 높이가 대체로 낮으나 이 같은 변화가 계속 시도되면 멀지 않아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지역에서는 현재 DC내셔널 몰의 모뉴먼트가 가장 높은 건축물이나 이와의 차이도 좁혀지게 된다. 모뉴먼트는 1848년에 건설되기 시작해 1884년에 완공된 것으로 높이는 555피트 5 1/8인치(169.294m)이다.
게다가 DC에서도 건물 높이를 상향 조정하는데 대한 관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수도권 도시기획위원회(The National Capital Planning Commission)는 건물 옥상에 세워진 구조물 사용과 관련한 규정 개정을 제안하는 연구서를 펴냈다. 연구서에 따르면 옥상 건물도 주거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된다. 현재 옥상 건물은 엘리베이터 통로나 건물 관리와 관련된 기계실을 두는 용도로만 건설해 사용하도록 돼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워싱턴 지역 건물들이 지금껏 높아지지 않았던 데는 정부 규제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버지니아 알링턴 카운티 교통국의 댄 말루프 교통 기획 담당관은 “건물을 높이는데 대해 문화적으로 일면 주저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 DC는 연방법에 의해 건물 높이가 규제되고 있다. 1910년에 제정된 건축물 높이법(The Heights of Building Act)에 의해 DC는 상업용은 물론 주거용 건물도 인접 도로 폭에다 20피트를 더한 높이 이상은 지을 수 없다. 가끔 예외가 있지만 장식 목적에 한해 허용될 뿐이다.
DC 외곽에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높이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들 지방자치단체들은 구조물의 안전, 공기 흐름, 도시 미관 등을 고려해 건물 높이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말루프 담당관은 “지난 20여년 간 워싱턴 지역에서 높은 축에 드는 사무실 건물을 볼 수 있었던 곳은 버지니아의 로슬린이었다”며 “높이는 200~400피트 정도”라고 말했다.
로슬린 지역 건물 중 특히 레이건 내셔널공항에 가까운 것들은 비행기들의 안전 운항을 고려해 높이가 앞으로도 계속 400피트 이상은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의 지역은 이 같은 높이 규정에 제한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낮게 건설하는 것이 오랜 기간 문화적 관행처럼 인식돼 오기도 했다.
<안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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