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워싱턴DC 시의회를 통과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월마트 등 대형 소매업체의 최저 임금 인상법안이 마지막 단계에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워싱턴DC 빈센트 그레이 시장은 12일 시간당 12.50달러의 최저 임금 지급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대형 소매업체 최저 임금법안(LRAA. 일명 월마트 또는 생활 급여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레이 시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 법안의 의도는 훌륭하지만 우리가 공유하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많은 부적절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마트를 비롯해 DC에 진출하려는 많은 대형 소매업체들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진출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해 왔다”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DC정부가 추진해 오던 일자리 창출 계획도 무산될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그레이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이 법안의 마지막 운명은 다시 워싱턴DC 시의회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시장의 거부권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이 시의회에서 압도적으로 다시 통과될 경우 법으로 최종 확정,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시의회는 이 법안에 대해 앞으로 30일(business day)간의 의무 검토 기간을 가진 후 재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이때 시의원 중 9명이 찬성표를 행사하면 법률적인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 법안은 연 매출이 10억 달러이상이거나 매장 면적이 7만5,000스퀘어 피트 이상인 대형 소매업소의 직원들에게는 시간당 12.50달러의 최저 임금 지급을 의무화하고 있다. 월마트는 그동안 이 법안이 통과되면 DC내 건립하겠다고 약속한 6개 매장 중 3개 매장 오픈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DC 시장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한 바 있다.
<박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