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가 지나니까 아이들의 입이 열리던데요.”한국에서 농어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영어캠프를 열고 돌아온 이길중 목사의 보고다. 이 목사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68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일에 대한 열정, 아이들을 향한 사랑인 듯 했다.
“나 같은 사람을 보고 자원 봉사자들이 한국까지 따라와 주었으니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신기해요. 제가 한 게 아니라 하나님이 하셨다는 고백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7월25일부터 8월13일까지 전라남도 해남군과 무안군에 소재한 7개 아동센터가 돌보는 아이들에게 영어봉사를 했다. 이 목사와 아내 선정남 사모, 대학교수, 대학생, 네 명의 육군사관 생도 등 24명이 교사로 참여했고 한국의 성광교회, 목장교회, 임하교회, 지산교회, 낙원교회 등이 협력 했다. 참가 어린이는 총 200여명.
“마지막 날 각 센터 대항 영어 경진대회도 하고 아주 재밌게 끝났어요. 처음이라 ‘어디 두고 보자’ 하던 군 관계자 분들도 대단히 흡족해 했고 다음엔 더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지요.”미답지를 개척하는 일이 다 그렇듯 준비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 교재를 이 목사가 손수 만들어야 했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 항공료는 물론 아이들에게 기념으로 나눠준 티셔츠, 7개 아동센터를 돌아다닐 때 필요했던 자동차 렌트 등 재정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런 가운데 봉사자들이 낯설고 불편한 환경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책임을 완수해준 것이 너무 고맙다. 하지만 이 목사의 속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젊은 봉사자들이 혹시 중간에 불만을 품고 돌아가버리면 어쩌나 노심초사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기우였지만 당시는 워낙 고생들을 많이 하니까 그런 염려가 생기데요. 전화가 오면 ‘어이쿠 문제가 난 게 아닌가’ 가슴이 덜컹하고...”기도 밖에 없었다. 그러자 하나님은 자원 봉사자들의 마음에 ‘보람과 감사’를 가득 안기셨다.
이 목사는 한국 농어촌 어린이들을 위한 영어캠프를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확신에 ‘베델청소년선교회’의 조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혼자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하기에는 너무 사역이 중요한지라 교계 지도자 가운데 공동 대표를 영입하고 이사회도 만들 생각이다. 여력이 있는 한국교회들과도 연계해 보다 효율적인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나님의 일을 할 때 저는 전혀 돈 걱정은 안 해요. 그래도 불안하지 않아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하나님이 계시고 보이지 않게 기도해주고 지원해주는 후원자들이 있어서 그렇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이번 캠프에 교사로 자원한 아내가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이고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의 이원상 원로 목사, 조성호 EM 목사, 그리고 이름을 아직 밝힐 수 없는 L 목사, 디아스포라교회의 김종협 목사 등이 큰 도움을 줬다.
한국에 다시 선교 부흥을 일으키는 열쇠가 청소년이라고 보는 이 목사는 아이들 티셔츠에 쓰인 구호처럼 ‘푸르른 꿈을 하나님과 함께’ 할 봉사자들을 찾고 있다.
문의 (703)340-6500 kilchung.lee@gmail.com<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