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업/ 세인트 안토니스 고교 9학년 배준형 군
2013-07-29 (월)
▶ “사람들 마음 치유하는 힐링 요리사 될래요”
지난달 맨하탄 제이콥 재비츠 센터에서 막을 올렸던 ‘2013 뉴욕식품박람회(Fancy Food Show 2013)’에서 한식 홍보에 나선 배준형(16)군. 배군은 현재 롱아일랜드 헌팅턴의 세인트 안토니스 고교 9학년에 재학중인 고교생이지만 이날 행사에서 현장 컨설턴트인 제이 와인스타인 셰프를 도와 다양한 한국 음식을 조리, 한식 전도사로서의 몫을 톡톡히 담당했다. 배군은 이날 와인스타인 셰프를 도와 파전을 자르고 김치 볶음밥을 세팅하는 등 보조역할이었지만 방문객들은 그가 만든 음식을 시식 후 연신 미소를 지었다.
배군은 “와인스타인 셰프를 처음 만났지만 함께 일을 하면서 타민족들에게 한식을 꼭 알려야겠다는 열정이 더 크게 생겼다”고 말했다. 3년전 도미한 배군의 꿈은 원래 의사였다. 그러나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와 여행을 다니며 곳곳의 음식을 맛보면서 꿈이 서서히 바뀌게 됐다. 대구의 외할머니 손에 자라면서 외할머니의 손맛을 통해 한식을 더욱 사랑하게 됐고 장래 희망을 요리사로 정했다. 배군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은 의사와 요리사의 공통점이기 때문에 꿈을 바꾼 것이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고.
초등학교 6학년 때는 동네에 유명 제빵사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제과점을 직접 찾아가 8개월간 제빵의 기초를 배우기도 했다. 당시 롤케익과 타르트로 학급에서 인기 몰이를 하기도 했다.
배군은 “어린시절 동남아와 중국 등 각 나라를 돌며 배운 것은 모든 나라의 음식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심지어 미국을 포함, 각 나라마다 이해하기 힘든 음식들이 있지만 음식이 그 자체로 그 나라의 문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여름 수업을 듣느라 방학에도 여전히 바쁜 배군이지만 된장을 담그는 것은 물론이고 스테이크부터 찌개까지 여전히 음식 만들기는 계속된다. 배군은 “셰프로서 세상에 알리고 싶은 한국 음식은 시골 음식들”이라며 “만들어보면 디테일하면서 이만한 웰빙 음식은 없는데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음식의 경우 향과 맛이 미국에서는 많이 완화돼 판매되지만 한국 음식은 더 이상 꾸밀 필요가 없이 그 자체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배군은 요리 학교 진학 후 일식을 좀 더 연구하는 것이 꿈이다. 배군은 “세계화에 가장 성공한 아시안 음식은 일식인데 이들 일식과 한국 음식을 차별화해 한식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배군은 “아직까지 롤 모델의 세프를 못찾고 있어 아쉽지만 샤넬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드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로서 삶과 일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배군은 사업가 배용상씨와 피아니스트 국세정씨 사이의 2남중 장남이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