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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기름 같은 두 여형사 살인범 쫓으며…

2013-06-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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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 트 (The Heat) ★★★½(5개 만점)

▶ 남자 배우 못지 않은 여배우 버디 캅 무비 불락-매카시‘ 명콤비’

물과 기름 같은 두 여형사 살인범 쫓으며…

섀넌(멜리사 매카시·왼쪽)과 새라(샌드라 불락)가 술에 취해 춤을 추고 있다.

성격과 모양과 차림새 등 모든 면에서 닮은 점이라곤 하나도 없는 물과 기름 같은두 여형사가 억지 춘향 격으로 팀을 이뤄 서로 티격태격 하면서 사건을 풀어 나가다가친구가 된다는 전형적인 버디 캅 무비로 액션이 콩 튀듯하고 상소리가 침 뱉듯이 지저분하나 요절복통하게 우습고 재미 있다.

버디 캅 무비는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가나온‘ 리설 웨폰’에서 볼 수 있듯이 남자 배우들의 전용물이다 시피 했는데‘ 히트’를 계기로 그런 장벽이 무너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 영화는 당초 지난 봄에 개봉될 예정이었지만 시사회 결과 반응이 뜨겁자 여름대목에 나오게 된 것이다.

버디 캅 무비의 상투적인 것은 모두 갖추고 있어 영화가 신선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구태의연한 것을 잊게 해 주는 것이 두 주인공 샌드라 불락과 멜리사 매카시의 기막힌콤비네이션이다. 뻣뻣한 FBI 요원 역의 불락과 후줄구레한 욕쟁이 형사 역의 매카시 간의 역동성과 밀고 당기는 화학작용이 일품이다.


둘의 이런 관계는 잭 레몬과 월터 매사우가 나온 걸맞지 않는 단짝영화 ‘아드 커플’을 연상케 하는데 불락도 인터뷰에서 이 점을 시인했다. 이 영화는 매카시를 오스카 조연상 후보로 올려 놓은 여성 코미디 ‘브라이즈메이즈’를 만든 폴 휘그가 감독했는데어떻게 보면 수퍼스타인 불락보다 매카시의영화라고 하겠다.

뉴욕의 FBI 특수요원 새라 애쉬번(불락)은총명하고 재주 있고 야심 많고 또 사건 푸는데 뛰어난 추리력을 지닌 민완 형사로 항상 정장을 하고 다니는 막 풀 먹인 셔츠처럼 빳빳한 사람이다. 새라는 가족도 친구도애인도 없는 40이 넘은 여자로 사회적으로는 적응능력이 빵점이다. 주위에서 아무도자기를 좋아하지 않으니 새라는 더 뻣뻣하게 나갈 수 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니 오만하기가 짝이 없다.

새라에게 보스턴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사건(마약과 관련된 사건이지만 영화의 중심 플롯은 이런 사건 보다는 새라와 섀넌의 삐꺽거리는 관계다) 에 을 수사하라는 명령이 떨어져 새라가 현지에 도착하면서 새라가 만나는 여자가 동네 토박이로 법보다주먹이 더 가까운 터프한 형사 섀넌 멀린스(매카시).

넝마주이의 차림에 말끝마다 F자 상소리(매카시는 인터뷰에서 이 상소리를 180번정도 했다고 고백했다)를 내 뱉으면서 나쁜놈들은 일단 주어패고 보는 산전 수전 다겪은 거리의 형사인 섀넌도 알고 보면 새라처럼 외톨이다.

이런 섀넌이 자기 동네 사건을 푼다며 파견된 어디서 굴러 먹다 온지 알 수 없는 새라를 반가워 할 리가 없다. 그러나 둘은 어쩔 수 없이 한 조를 이뤄 살인사건의 배후인물인 드럭 딜러를 추적하면서 뜻 밖에도서서히 뗄래야 뗄 수가 없는 친구가 된다. 새라는 섀넌으로부터 거리의 지혜를 그리고섀넌은 새라로 부터 총 쏘고 주먹을 휘두르기 전에 한 호흡 심호흡하는 여유를 배우면서 둘은 거의 연인과도 같은 사이가 된다.

일종의 러브 스토리다. 이 영화는 히트할 것이 그렇게 되면 속편도 분명히 나온다.

R. Fo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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