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VA 학교 평가제’우려
2013-06-28 (금)
버지니아가 공립교의 질적 수준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학교 평가제가 원래 목적과는 달리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교육 관계자들의 우려가 크다. 각급 학교를 A~F 등급으로 평가하도록 하는 교육제도 개선안이 올해 초 주 의회에서 승인된 가운데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현재 주 교육위원회에서 이들 각 등급을 구분 짓는 구체적 기준이 마련돼고 있다. 교육위원회는 오는 2014년 가을까지 등급 구분 기준안을 작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 전역에 걸쳐 각 지방 교육구의 교육감들은 학교 등급 평가의 유효성에 대한 입장이 달라 주모된다. 이들 교육감들은 등급 평가가 학교의 질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라지만 실은 재학생들의 빈부 수준만 드러낼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들은 등급을 매기는 일이 해당 학교에 빈곤층 학생이 얼마나 많이 재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단으로 전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남부에 소재한 소규모 교육구 브리스톨의 마크 라인버그 교육감은 “(등급 평가는) 빈곤층 학생들을 돕기는커녕 거꾸로 가는 것에 해당한다”며 “이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브리스톨 교육구는 학생 3명 중 2명이 무료 또는 할인 가격의 점심 혜택을 받고 있다. 라인버그 교육감이 대학 연구진의 도움으로 주의 표준 학력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한 학교 등급 평가를 해 본 결과 C 점수 이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의 85%는 빈곤층에 속하는 학생들이 과반수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주 의회가 통과시킨 등급 평가제는 표준 학력고사 성적뿐만 아니라 학교 인가 시 사용되는 요소들과 학생 학업 성적 향상 폭 등 다양한 요인들을 포함시키도록 돼 있다. 주 하원의 등급 평가 법안을 발의한 토마스 그리슨(공, 라우든) 의원은 법안에 주어진 기간 동안 학생들의 학업이 얼마만큼 향상됐는지의 여부를 포함시킨 것은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많이 재학하고 있는 학교들이 그렇지 않은 학교와 동등한 입장에서 평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위원회는 오는 7월말까지 학생 성적 향상 수준을 평가하는 세부 목록을 선정해 확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교육감들은 성적 격차와 빈곤 문제의 상관관계를 배제하게 될 정도의 민감한 평가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버지니아 교육감협회의 스티븐 스테플스 총무는 “성적 차이는 유치원 입학 첫날부터 시작된다”며 “일부 교육구의 경우 학업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