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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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덴마크 화물선

2013-06-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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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재킹 (A Highjacking) ★★★½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덴마크 화물선

소말리아 해적의 위협을 받고 있는 화물선 쿡 미켈(오른쪽)

현대판 해적에게 납치된 덴마크화물선의 선원들을 놓고 해적들과 해운회사 간에 벌이는 협상과정을 냉정하고 침착하게 그린 인질 스릴러로덴마크 영화다. 요즘에도 종종 일어나는 해적들의 선박 납치사건이어서시의에도 맞고 매우 사실적인데 영화도 일절 가식 없이 사실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액션과 폭력이 난무하는 인질극이아니라 지적이요 서술형식이 가지런하고 말끔한 드라마인데 얘기가 살벌하고 긴장감 팽팽한 선상과 각이지고 차가운 모양의 코펜하겐의 해운회사 대책 본부를 오가면서 거의사무적일 정도로 직선적으로 서술된다.

인도양을 항해하는 덴마크 화물선MV 로젠에서 살이 토실토실 찐 덩지가 큰 배의 쿡 미켈(필루 아스바엑)이 집의 아내와 딸에게 전화를 하는장면에 이어 배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나포된 장면(이 장면은 생략됐다)으로 바뀐다. 영화는 케냐 근해에서찍었는데 실제로 납치된 경험이 있는 선박을 이용했다.


총을 장난감처럼 여기는 해적들에의해 미켈과 선장을 비롯한 소수의선원들은 한 방에 갇힌다. 이어 상당히 이성적인 해적 대변인 오마르(압디하킨 아스가)와 침착하고 온화하나 냉철한 해운회사 회장 피터(소렌말링)가 이끄는 대책본부 간에 협상이 시작된다. 피터의 뒤에서 자문 역을 하는 실질적 협상자는 인질 협상전문가인 영국인 코너(배우가 아니라실제 하이재킹 문제 전문가 게리 스콜드모스 포터).

해적은 인질 몸값으로 1,500만달러를 요구하나 피터는 25만달러로응답한다. 이런 협상과정과 배의 인질들의 절박한 모습이 교차로 묘사되면서 협상은 무려 몇 달간을 이어진다. 길고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가하는 양측 간의 의지의 대결이 총칼 없는 싸움 식으로 치열하고 긴장감 충만하다.

일절 감상적인 것을 배제하고 에누리 없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는 식으로 연출한 토비아스 린드홀름 감독(각본 겸)의 솜씨가 튼튼하고 믿음직스럽다. 뼈 빼고 기름 뺀 근육질의날 것 같은 싱싱한 영화로 마지막 돌발적인 역전이 충격적이다. 그러나 토비아스는 이것조차 사무적으로 처리했다.

할리웃이 노릴 만한 사람이다. 연기들도 좋은데 특히 좌절감과 분노를 안으로 꾹꾹 누르면서 끝까지 냉정성과 침착성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말링의 연기가 단연 압도적이다.

성인용. 로열(310-478-3836) 웨스트팍8(어바인) 플레이하우스7(패사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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