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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주 소수계 비즈니스 지원 프로그램 ‘성공’ 겨우 15개

2013-06-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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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주의 소수계 운영 기업 지원 정책이 목표한 성과를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엄청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메릴랜드 주정부는 신설 업체가 일정 규모에 도달할 때까지 수백만달러를 지원하는 ‘소수계 하청 프로그램(minority contracting program)’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 프로그램이 의도한 대로 성장을 이뤄 지원을 중단한 기업은 15개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프로그램은 일년 매출이 2,200만달러를 넘어서는 기업은 소위 ‘졸업(graduation)’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릴랜드 주법은 주택과 은퇴 연금을 포함 160만달러 이하를 소유한 소수계 기업주는 보호해야할 대상으로 분류한다. 만일 소수계 기업주의 자산에 연방 정부의 지원이 포함돼 있다면 액수는 130만달러로 낮아진다.
‘졸업 기업’ 판정을 받은 15개 업체 중 흑인계 업주가 운영하는 것은 다섯 개였으며 9개는 2,2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서가 아니라 업주의 자산이 늘어나면서 졸업을 하게 됐다.
메릴랜드대(UMBC)의 조지 래누 교수는 “소수계 지원 프로그램을 졸업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는 ‘보호 대상 기업’의 한계가 모호한 것도 포함된다”며 “프로그램 대상이 되는 업주의 자산 규모도 너무 높게 책정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업주들의 부인의 계좌를 숨기거나 유동 자산의 형태로 재산을 굴리는 등의 편법을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볼티모어에 사무실을 둔 존 설리번 변호사도 “소수계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 없이 세상의 다른 동종 업체들과 경쟁하는 것보다 프로그램 안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워싱턴 타임스도 최근 연방 감사실의 발표를 인용,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되는 기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연방수사국(FBI)의 조사 결과도 비슷한 결론을 도출했다. 일부 소수계 기업들은 연방교통부의 규정에 따라 주정부들이 실시하는 소수계 기업 보호 프로그램 ‘DBE’에 머물러 있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장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워싱턴 타임스는 “소수계 기업들이 DBE를 벗어날 이유를 찾지 못한다”며 “이들은 매출 규모를 스스로 제한하는 역설적인 기업 운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방 회계감사국 보고에 따르면 연방 교통부는 1994년부터 DBE 프로그램 소속 기업들이 외부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성장을 돕고 평가해야 한다는 조항을 만들었으나 한번도 시행되지 않았다.
메릴랜드 주정부는 이와 관련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소수계 기업주들 가운데 50만달러 이상의 현금을 은행에 갖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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