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해 살아보려 애쓰는 애송이 아가씨
▶ 젊고 꿈 많은 여성의 일상 사실적으로 그려
프랜시스(그레타 거윅)가 분수 앞에서 신나게 춤을 추고 있다. 앉아 있는 사람은 프랜시스의 친구 소피(믹키 섬너).
7세난 키다리 갈비씨 프랜시스 하는 하씨성을 가진 한국 사람이 아니다. 프랜시스는뉴욕에 사는 무용단의 수련생으로 대역 자리라도 맡으려고 애쓰는 낙천적인 여자인데이 직업 아닌 직업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랜시스는 현재 뭐 하나 제대로 갖춘 것도 이룬것도 없다.
가족의 해체와 이에 당황하는 10대의 불안과 염려를 뛰어나게 사실적으로 묘사한‘오징어와 고래’의 각본(오스카상 후보)을쓰고 감독한 독립영화 감독 노아 바움박이프랜시스로 나온 뉴요커 그레타 거윅과 함께 각본을 쓰고 감독했다.
바야흐로 어른의 문턱에 오른 젊고 꿈 많은 여자의 일상의 여러 가지 실수와 생활의단면들을 경쾌하고 솔직하며 또 사실적이요다정하게 그린 기분 좋은 흑백영화다.
바움박과 거윅은 ‘그린버그’에서 처음 콤비를 이루며 호흡을 맞췄는데 이 영화로 두각을 나타낸 거윅의 모습과 말과 행동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의 그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보통 때의 삶의 표현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고 맑고 신선해 정이 폭 든다. 그녀의 자전적 얘기처럼 느껴지는데 거윅이 마치 신록의 살아 있는 요정과도 같다.
플롯이나 내용이 있는 영화라기보다 프랜시스의 일상사와 주위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보는 그녀의 성격과 인물탐구 영화다. 대학을 나온 뒤 혼자 독립해 살려고 애쓰는아직 애송이와도 같은 한 여자의 직업적 실망과 종잡을 수 없는 남자 애인들과의 헤어짐과 화해 그리고 변덕이 심한 여친과의 관계 등을 통해 꿈 많은 20대의 야망과 좌절그리고 궁극적 구제를 날아갈듯이 사뿐하고 아름답고 스타일 멋있게 포착했다. 프랜시스는 결점이 적지 않은 여자인데도 거윅의‘ 그게 뭐 대수냐’는 식의 태도 때문에 미워할 수가 없다.
우디 알렌(거윅은 그의 ‘사랑과 함께 로마로’에 나왔다)의 영화와 누벨바그 영화의분위기를 지녔는데 프랜시스의 통상적인 삶을 잠깐 들여다본 뒤 밖으로 나오니 정신이상쾌해진다.
프랜시스는 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에서절친한 친구 소피(믹키 섬너-스팅의 딸로 연기를 잘 한다)와 함께 사는 댄서. 프랜시스의 말에 의하면 자기와 소피는 “섹스를 하지 않는 늙은 레즈비언 커플”처럼 사는데 소피가 맨해턴의 렌트가 비싼 트라이베카 지역의 아파트로 이사를 가면서 돈 없는 프랜시스는 살 곳을 찾아 나선다.
프랜시스는 남자들과 룸메이트를 하기도하면서 이 아파트 저 아파트로 이사를 다니는데 가끔 애인도 사귀긴 하지만 늘 소피가보고 싶어 속이 상한다. 프랜시스의 남자들과의 관계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식인데 그래서 프랜시스는 자기를 “데이트 할 수 없는 여자”라고 자칭한다.
쪽방 신세에 기대했던 무용단에서도 해고를 당하지만 프랜시스는 결코 절망하지 않고 “뭐 다 잘 되겠지”라는 식으로 긍정적인데 돈도 없는 주제에 택스 환불액으로 애인에게 밥과 술을 사주는 팔딱팔딱 뛰는 삶의정신을 가진 여자다.
젊은 성인의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 모습을 그린 진실하고 사실적이면서 아울러 우스운 초상화로 현대판 우화인데 생명력 있는 거윅의 표현력이 프랜시스를 리드미컬하게 그려 둘이 혼연일체가 된다. 참으로 자연스런 여인이다. 맨 끝에 제목에 대한 답이나온다.
R. IFC. 아크라이트(323-464-4226), 랜드마크(310-470-0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