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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과 수법이 똑같은 소녀 피살사건

2013-03-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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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 (The Silence) ★★★★

23년 전과 수법이 똑같은 소녀 피살사건

페르 좀머가 피아의 사체를 호숫가로 운반하고 있다.

20여년의 차이를 두고 발생한 똑같은 방법의 소녀 살인사건을 둘러싼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수사 경찰의 얽히고 설킨 관계와 이들이 겪는 심리상태를 서두르지 않고 착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그린 냉철한 독일 살인 미스터리 스릴러다.

여러 갈래의 이야기를 상세한 것까지 놓치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이어간 확실한 바란 보 오다르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광채 나는 촬영 등이 훌륭하다.

다사다난한 스릴러라기보다 인물들의 내면을 조명한 심리극으로 시종일관 긴장감이 감돈다.


1986년 7월 독일의 한 작은 마을. 자전거를 타고 황금 빛 밀밭 사이를 가던 11세난 피아 랑에(멜리나 화비안)가 아파트 관리인 페르 좀머(울릭톰젠)에게 겁탈 당한 뒤 살해된다. 이를 차 안에서 보면서도 말리지 못하는 사람이 페르의 친구 티모(보탄 빌케 뫼링). 그리고 페르는 피아의 사체를 호수에 던져버린다.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는다.

그로부터 23년 뒤인 2009년 여름. 밤에 자전거를 타고 피아가 살해당한 밀밭 사이를 가던 11세난 지니카 베크함(안나 레나 클링케)이 실종된다. 경찰은 23년 전의 사건과 똑같은 지니카의 실종을 놓고 동일범의 소행이라고 간주하고 수사를 시작한다.

지니카의 실종을 계기로 새로 여러 사람들이 소개된다. 지니카의 평범한 부모와 최근에 상처해 슬픔에 빠져 있는 다비드 얀(제바스티안 블롬베르크) 및 2명의 사건담당 형사와 이 사건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아직도 딸의 사망의 슬픔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피아의 어머니 엘레나(카트린 자스).

여기에 과거 피아 사건을 수사한 막 은퇴한 형사 키르샨 미틱(부르크하르트 클라우스너)이 자원해 수사에 개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범인 추적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키르샨과 엘레나가 감정적으로 연결된다.

한편 다른 동네에서 이 사건을 TV로 주시하는 사람이 결혼해 두 남매를 본 성공한 건축가 티모. 과거의 죄책감에 시달리는 티모는 사건이 페르의 소행이라고확신하고 그를 찾아간다.

그런데 페르와 티모는 둘 다 아동포르노 중독자들이다. 페르는 티모에게 자신의 결백을 말하는데 그럼 범인은 누구이며 왜 23년 전의 범행 수법을 답습했는가.

연기들이 좋은데 특히 뫼링의 연기가 돋보이고 어두운 내용에 대조되는 밝고 뜨거운 여름 정경을 찍은 촬영이 훌륭하다. 얀 코스틴 바그너의 베스트셀러가 원작.

14일까지 뉴아트(11272 샌타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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