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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풀어준다면 뭐든 하겠소” 여검사와 거래

2013-02-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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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니치 (Snitch) ★★★½(5개 만점)

“아들 풀어준다면 뭐든 하겠소” 여검사와 거래

존(드웨인 존슨)이 추격해 오는 마약 딜러들을 향해 총을 쏘고 있다.

인물들 내면 잘 그린
실화 바탕 액션드라마

뜻밖에 잘 만든 짜임새가 튼튼한 액션 드라마다. 액션영화라기보다 주인공들의 내면과 인물 묘사에 비중을 둔 드라마라고 하겠는데 특히 가족애를 강조한 얘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인데다가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사실적이어서 아주 실감이 난다.

놀라운 것은 영화의 주연배우가 ‘록’이라는 별명을 지닌 액션위주의 레슬러 드웨인 존슨이라는 사실. 그는 벗은 상체를 한 번도 드러내지 않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된 아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아버지의 연기를 강렬하고 깊이 있게 표현, 드러매틱한 배우로서의 새 가능성을 보여준다.


영화는 또 미국에 만연한 마약거래의 실상과 함께 형사법의 애매한 융통성(?)도 다루고 있다. 드라마 속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액션을 삽입한 훌륭한 영화인데 무자비하고 넌센스 같은 액션을 요구하는 팬들은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이혼 후 재혼해 어린 딸과 아내와 행복하게 살고 있는 존 매튜스(존슨)는 미주리주에서 건축자재 운송업을 하는 건실한 생활인. 그런데 전처와 살고 있는 존의 아들 제이슨(라피 개브론)이 자기 친구가 잠시 보관을 부탁한 마약을 소지했다가 빌리(배리 페퍼)가 이끄는 단속반에 체포된다.

제이슨이 최소 10년형을 살게 되자 존은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제이슨의 사건 담당자는 의회 진출을 꿈꾸는 여검사 조앤(수전 서랜던). 조앤은 존 앞에서 제이슨에게 다른 마약딜러를 고발하면 감형시켜 주겠다고 제안하나 제이슨은 이를 거절한다.

이에 존은 조앤에게 자신이 마약 카르텔에 침투해 마약딜러들을 검거하게 해 주겠으니(제목은 밀고자를 뜻한다) 아들을 조기 석방시켜 달라고 제안한다. 그리고 존은 자기 회사에서 일하는 마약범죄 전과가 있는 대니얼(존 번달)에게 접근, 돈을 줄 테니 자신을 마약딜러에게 소개시켜 달라고 제안한다.

어린 아들과 아내가 있는 궁핍한 대니얼은 갱생하려고 다짐한 처지여서 처음에는 존의 제의를 거절하나 돈의 유혹에 굴복, 존을 흑인 딜러 말릭(마이클 케네스 윌리엄스)에게 소개시켜 준다. 존과 함께 대니얼의 가족에 대한 사랑과 갈등이 절실히 묘사된다.

존은 말릭의 지시에 따라 대니얼과 함께 대형 트럭에 마약을 싣고 텍사스주로 운반한다. 여기서 비로소 첫 액션이 벌어진다. 존의 업적으로 조앤과 빌리는 대규모 딜러들을 체포할 기회가 생겼는데도 보다 큰 대어를 낚기 위해 이들을 체포하지 않는다.

그리고 조앤은 약속대로 아들의 감형을 요구하는 존에게 멕시코 카르텔의 미국 내 책임자인 완(벤자민 브랫)의 카르텔에 들어갈 것을 요구한다. 존은 이에 완을 체포하면 아들을 즉시 석방시켜 주겠다는 조앤의 약속을 받고 완의 카르텔 안으로 들어간다.

마지막 액션은 완이 멕시코로 보내는 거액의 현금을 싣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바퀴 18개짜리 트럭을 모는 존과 존의 정체를 뒤늦게 파악한 완의 졸개들 간의 추격전과 총격전. 이 액션이 아주 삼빡하게 처리됐는데 스턴트맨 출신의 릭 로만 워 감독의 솜씨가 좋다. PG-13. Summit.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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