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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한 사람은 해치지 않아, 그게 내 신조다”

2013-01-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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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 커 (Parker) ★★★(5개 만점)

“무고한 사람은 해치지 않아, 그게 내 신조다”

파커(제이슨 스테이담)가 시카고의 마피아 두목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사나운 액션 범죄물
제이슨 스테이담 주연
제니퍼 로페스와 ‘콤비

영국산 올림픽 다이버 출신의 터프 가이 제이슨 스테이담이 ‘복수의 천사’로 나오는 삼빡한 범죄 액션영화로 스테이담이 대역없이 스스로 하는 물 찬 제비 같은 동작의 사나운 액션 폭력이 볼만하다. (인터뷰 참조) 필명이 리처드 스타크인 작고한 범죄소설작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익이 쓴 털이범 파커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 소설 중 하나인 ‘플래시파이어’가 원작으로 파커는 고 리 마빈이 주연한 ‘포인트 블랭크’ (1967) 외에도 다른 여러 영화들로 소개된 바 있다.

지금까지 비교적 골수 액션 팬들을 위한 소품 규모의 영화에 나온 스테이담이 ‘레이’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지휘 하에 수퍼스타 제니퍼 로페스와 공연하면서 팬들의 기반을 확대하려고 시도한 영화다.


속도감과 스타일, 인정사정없는 액션과 폭력 그리고 위트와 로맨스까지 곁들인 장르영화인데 스테이담과 로페스의 콤비도 괜찮다. 새로운 것은 없지만 오락영화로선 손색이 없는 근육질 좋은 작품이다.

파커는 있는 자들의 것만 터는 로빈 후드 스타일의 전문 도둑으로 과감하고 재치와 지능이 뛰어난데다 주도면밀하고 필요할 땐 가차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과묵한 반 영웅적인 범죄자다. 카리스마와 강렬성을 갖춘 그에게선 항상 팽팽하게 감긴 용수철 같은 긴장감이 감도는데 감히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는 털이를 치밀한 계획 하에 감쪽같이 실행한다.

그는 이와 함께 자신만의 도덕률을 지닌 자로 절대로 무고한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것을 신조로 삼고 있다. 그리고 범행 동지들에게는 절대적인 충성과 함께 계획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요구한다. 파커는 또 늠름한 체격의 스타일 좋은 멋쟁이로 박수를 받을 만한 범죄자다.

영화는 처음에 신부 복장을 한 파커와 그의 일당이 한 페어의 현금보관소를 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복잡한 페어의 군중들과 소란 속에 교란작전을 편 털이는 성공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당 중 한 명이 부주의로 살인을 하면서 파커는 일당의 두목인 밀랜더(마이클 치클리스)의 다음 털이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다음 범행은 5,000만달러 상당의 보석을 터는 것인데 파커가 이를 마다하자 밀랜더와 일당은 파커를 총으로 쏜 뒤 길에 내던진다. 여기서 살아남은 파커를 구해 주는 사람은 차를 타고 길을 지나가던 가난한 주민인데 파커는 끝에 가서 자신의 생명의 은인에게 크게 신세를 갚는다. 그리고 이 주민은 TV 인터뷰에서 파커를‘ 천사’라고 부른다.

복수의 화신인 된 파커는 밀랜더 일당을 찾기 시작, 그들의 범행지가 마이애미주의 팜비치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파커는 카우보이 모자와 부츠를 신고 돈 많은 텍산으로 위장한 뒤 팜비치에 도착한다. 이어 그는 밀랜더 일당이 숨어 있을 만한 곳을 찾아내기 위해 집을 산다는 구실 하에 부동산업자 레즐리(로페스)에게 접촉한다.

팜비치를 자기 손바닥처럼 잘 알고 있는 레즐리는 영업실적이 부진한 40세의 이혼녀로 아직도 잔소리가 심한 자기 어머니(패티루폰)와 함께 살고 있다. 이런 처지에 멋쟁이 부자 파커를 만난 레즐리는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서 파커를 노골적으로 유혹하나 이미 애인이 있는 파커는 이를 마다한다.


그런데 파커를 데리고 집을 구하러 다니면서 레즐리는 파커가 아무래도 좀 수상한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 챈다. 결국 파커는 레즐리를 자기 행동의 파트너로 삼는다. 밀랜더 일당으로 하여금 일단 보석을 털게 한 뒤 이 장물을 덮쳐 빼앗은 뒤 둘이 나누어 갖자는 것이다.

그런데 파커의 추적을 알아챈 밀랜더 일당은 파커를 처치하기 위해 보석털이의 장물아비인 시카고 마피아로 하여금 킬러를 파견토록 시킨다. 파커와 킬러의 욕실 내에서의 사투가 치명적일 정도로 박진하다.

R. FilmDistrict.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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