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
장발장(휴 잭맨)과 그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형사 자베르(러셀 크로우·왼쪽).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인기 무대 뮤지컬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배우들이 오페라처럼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영화의 특징은 다른 뮤지컬과 달리 배우들이 촬영할 때 생으로 노래를 불러 극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보다 체험적이다.
화려하고 웅장한 세트와 유명 스타들의 노래와 연기 그리고 훌륭한 음악이 있는 할러데이용 영화이긴 하나 과도한 멋과 장엄성 추구의 제 무게에 못 견뎌 주저앉은 영화로 보기에 부담이 간다. 대사를 중간 중간에 집어넣어 끊임없이 계속되는 음악에 쉼표를 줬어야 했다. 이와 함께 카메라가 지나치게 배우들의 얼굴을 클로스업해 시각과 청각이 모두 과로에 시달리는 기분이다.
1815년 항구도시 툴롱의 해안에서 장 발장(휴 잭맨)을 비롯한 죄수들이 대형 선박을 밧줄로 육지로 끌어당기는 첫 장면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여기서 받은 흥분감과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이어 장 발장이 간수 자베르(러셀 크로우)에 의해 20년만에 가석방되면서 흐지부지 된다.
신부(콤 윌킨슨)의 선행으로 죄수에서 개과천선, 인간 천사가 된 장발장은 성공한 기업체의 사장이 된다.
이 공장에서 공장장에 의해 쫓겨난 뒤 떨어져 사는 어린 딸 코젯(이자벨 알렌)에게 생활비를 보내기 위해 창녀가 된 팡틴(앤 해사웨이)이 거리에서 죽기 전에 장발장에게 딸을 부탁한다.
그리고 장발장은 도둑이요 사기꾼인 테나디에 부부(사샤 배론 코헨과 헬레나 본햄 카터-어릿 광대 같은 둘이 재미 있다)가 파리에서 경영하는 여관의 하녀로 일하는 코젯을 사서 자기 딸로 삼는다. 무단 주거 이전의 가석방 조건을 어긴 장발장의 뒤를 집요하게 따라붙는 자가 빗나간 준법정신과 도덕률을 지닌 형사 자베르. 이어 시간대는 1832년으로 옮겨지면서 파리의 학생 봉기가 일어난다.
이 봉기의 리더인 마리우스(에디 레드메인)와 성장한 코젯(애만다 사이프리드)이 사랑에 빠진다.
영화의 생명은 노래들로 주인공들이 개별적으로 부르는 노래들은 아름다우나 솔로로서는 좋지만 전체 내용을 제대로 연결시켜 주지 못한다. 잭맨과 해사웨이의 노래가 강렬하고 감정적으로 어필해 오는데 크로우가 제일 약하다. 이밖에 노래도 잘 부르고 연기도 볼 만한 사람들은 마리우스를 짝사랑하는 포닌 역의 새만사 박스와 레드메인 그리고 거리의 꼬마 가브로쉬 역의 대니얼 허틀스톤.
영화가 우아하다기보다 감정을 주체 못한 채 자기 흥분에 빠져 긴 상영시간 158분 동안 보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감독은‘ 왕의 연설’을 만든 탐 후퍼.
PG-13. Universal.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