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과 부인 알마가 편집을 함께 하고 있다.
‘서스펜스의 장인’ 알프레드 히치콕이 자신의 빅히트 작‘ 사이코’ (1960)를 만드는 과정과 함께 그와 자신의 오른 팔이며 협조자였던 부인 알마레빌과의 기복 있는 관계를 그린 전기영화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고 히치콕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재미는 있으나 깊이나 짜임새 및 폭은 충분치 못하다.
뚱보 대식가로 고약한 농담을 즐기고 자기가 기용한 금발미녀 배우들에 집착했던 일종의 과대망상증자인 히치콕의 특성을 매우 동정적이요 코믹하게 다루고 있는데 무게가 없고 피상적인 것이 흠.
히치콕(앤소니 합킨스)은 실제 사이코로 마마보이이자 연쇄 살인범이었던 에드 게인의 얘기를 영화로 만들기로 하고 패라마운트에 제작비를 요구하나 내용이 쓰레기 같다는 이유로 거절당한다. 이에 히치콕은 자기집을 담보로 자기가 제작비를 대고 패라마운트는 배급만 해 달라고 제의, 허락을 받고 제작에 들어간다. 집 담보를 비롯해 히치콕의 독자적 행동을 말없이 뒤에서 후원하는 사람이그의 아내 알마(헬렌 미렌). 알마는 남편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전형적인 부인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남편 영화의 각본과 편집을 돕고 모든 뒷바라지를 하는 충실한 동료 영화인이었다.
히치콕은 캐스팅에 들어가 앤소니 퍼킨스(제임스 다시), 재넷 리(스칼렛 조핸슨), 베라 마일스 (제시카 빌) 등을 선정한다. 그리고 까다로운 검열기관을 찾아가 재치와 슬기로 작품 내용을 그대로 살린다. 유명한‘ 샤워 신’을 비롯한 장면 연출 등과 함께 히치콕의 금발미녀에 대한 집념의 대상 중 하나였던 마일스와 히치콕의 관계가 스케치 식으로 묘사된다.
알마는 남편의 모든 단점을 알고서도 묵묵히 이를 참으며 그를 돕는데 히치콕이 몸살감기를 앓아 침대에 눕자 자기가 직접 스튜디오에 나가 연출을 한다. 그러나 알마는 남편의 안하무인 식의 행동을 보다 못해 마침내 평생 참았던 말들을 한꺼번에 토해 내면서 히치콕은 개과천선하고 영화는 빅히트를 한다. 이 끝 부분이 마치 서둘러 만든 것처럼 엉성하다.
영화는 남편의 횡포에 환멸을 느낀 알마가 자기 친구이자 히치콕의 ‘열차 안의 낯선 사람들’의 각본을 쓴 위트필드 쿡(대니 휴스턴)과 감정적으로 가까웠던 것처럼 그리고 있지만 이 부분은 사족이다. 뛰어난 분장술에 의해 재생된 히치콕 역을 맡은 합킨스와 미렌의 연기가 훌륭하고 조핸슨과 빌 그리고 히치콕의 에이전트 루와서맨 역의 마이클 스털버그가 호연한다, 사샤 제르배시 감독.
R. Fox Searchlght. 아크라이트, 랜드마크, 센추리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