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대니얼 데이-루이스)은 노예제 폐지를 위한 맹렬한 막후공작을 펼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하고 오스카 주연상을 두 번이나 탄 연기파 대니얼 데이-루이스가 주연하는 링컨대통령의 노예지 폐지를 수정헌법을 통해 실시하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백악관과 각료 그리고 의원들 간의 막후 공작을 그린 작품으로 너무 심각해 부담이 간다.
말이 많은 연극 같은 영화로 스필버그는 링컨과 그의 노예제 폐지 노력의 드라마를 지나치게 신중하고 마치 경배하듯이 다루고 있는데 따라서 역사적 교과서의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영화가 생명이 없고 재미가 없다. 그리고 화면이 매우 어둡다.
단 하나 엄청난 감동을 주는 것은 데이-루이스의 연기. 다양한 감정을 지닌 완벽한 연기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를 것은 떼 놓은 당상. 이와 함께 링컨의 지지자와 적으로 나오는 많은 성격파 배우들의 연기와 의상과 프로덕션 디자인 등도 볼만하다. 그러나 영화는 링컨의 개인 면모와 성격 묘사는 잘 됐고 지적이긴 하나 전반적으로 흐름이 고여 있어 극적 흥분이나 흥미를 주지 못한다.
영화를 보면서 또 하나 느낀 점은 정치란 1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 따라서 시의에도 맞는 영화라고 하겠다. 원작은 도리스 컨스 굿윈의 ‘라이벌들의 팀’ (Team of Rivals).
남북전쟁의 전투로 시작되면서 이어 백악관의 링컨이 공화당이 열세인 하원에서 노예제 폐지를 선언한 수정 헌법 제13조를 통과시키려고 국무장관 윌리엄 수워드(데이빗 스트레테언) 등과 함께 3인조 표 거래자들(제임스 스페이더, 존 호크스, 팀 블레이크 넬슨 등이 어릿광대들 같다)을 시켜 헌법 통과를 위한 지지자들을 확보하려는 막후 공작이 펼쳐진다. 링컨은 대통령의 특권을 이용해 장관 자리를 약속하면서까지 반대자들을 포섭한다.
이런 정치적 거래와 함께 링컨과 그의 부인 메리(샐리 필드가 호연)와 두 아들의 가족 드라마가 묘사된다. 링컨의 장남 로버트(조셉 고든 레빗)는 다니던 하버드를 중퇴하고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에 입대하면서 부자지간의 갈등이 인다.
물론 링컨의 암살이 있지만 그 장면은 화면 밖에서 일어난다. 클라이맥스는 의회의 투표과정으로 긴장감과 스릴이 있다. 공화당 하원 실력자타데우스 스티븐스로 나오는 타미 리존스(가발을 쓰고 오만 인상을 쓰는 그의 모습이 우습다)와 스윙보트를 쥔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는 하원의원 조지 예이만 역의 마이클 스털바그 등 10여명이 넘는 연기파들의 연기가 뛰어나다. 그러나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은 데이-루이스의 연기. 부드러움과 위엄 그리고 엄격함과 무게와 따스한
감정을 보여주는 참으로 인간적인 연기다.
PG-13. 149분. DreamWorks.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