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가 틀림없어 (This Must Be the Place) ★★★
집에 전화 결려고 공중전화 앞에 선 샤이엔(션 펜).
사자 머리 같은 가발에 빨간 립스틱과 짙고 긴 속눈썹 그리고 회칠한 듯한 얼굴 화장을 하고 할머니 돋보기를 쓴 션 펜이 전직 록스타 나치 사냥꾼으로 나오는 괴이하고 우습고 인간성이 가득한 로드 무비다.
뭐라고 한 말로 설명하기가 힘든 얄궂고 서정적이며 또 따스한데 보는 사람을 당황케 만드는 거의 초현실적인 의미와 영상을 지닌 작품으로 미 대륙을 횡단하면서 변화하는 경치와 함께 병행되는 주인공의 내적 변화를 지적이요 깊고 또 아름답게 그렸다.
더블린의 대저택에서 아주 평범한 아내 제인(프랜시스 맥도만드)과 함께 사는 1980년대 유명 록스타 샤이엔(펜)은 자기 노래를 듣고 자살한 형제 때문에 죄의식에 시달린다. 조용하나 높은 음성으로 말하는 그는 완전히 공룡과도 같은 인간이 돼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오도가도 않는 삶을 사는데 유일한 위안은 자기를 사랑하고 돌봐 주는 제인과 틴에이지 팬 메리(이브 휴슨).
그런데 어느 날 샤이엔에게 뉴욕의 아버지 집에서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이 온다. 30년간 아버지와 대화가 없던 샤이엔은 뉴욕엘 가나 아버지는 이미 사망했다. 그리고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아버지가 수용소 간수로 지낸 알로이즈(하인즈 리벤)를 찾는데 평생을 매달렸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여기서부터 그 동안 아버지의 자신에 대한 사랑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던 샤이엔은 아버지가 남긴 일기장을 들고 알로이즈 사냥에 나선다.
샤이엔은 늘 바퀴가 달린 샤핑용 카트나 여행용 기방을 끌고 다니는데 걷는 것이 마치 좀비 같다. 우선 샤이엔은 뉴욕의 나치 전문 사냥꾼 모르데카이(저드 허쉬)를 찾아가 알로이즈에 대해 묻는다. 대답은 그는 하찮은 송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샤이엔은 이에 아랑곳 않고 차를 몰고 길을 떠난다. 뉴욕서부터 수소문해 알아낸 알로이즈가 혼자 사는 뉴멕시코를 향해 차를 몰면서 이름다운 미 대륙의 자연 경관이 수려하게 화면에 파노라마를 이룬다.
그리고 샤이엔은 도중에 과거 자신의 고교 역사 여선생과 젊은 전쟁 미망인 그리고 바퀴가 달린 여행용 가방은 자신의 발명품이라고 주장하는 로버트(해리 딘 스탠튼) 등을 만나면서 우습고 또 감정적인 에피소드를 마련한다.
샤이엔은 마침내 알로이즈가 사는 트레일러에 도착한다. 그가 알로이즈에게 가하는 처벌이 기이하게 우습고도 충격적이요 또 감동적이다. 용서의 메시지가 있다. 촬영과 데이빗 번 (그는 영화 중간에 느닷없이 나와 노래를 부른다)이 작곡한 음악과 펜의 꾸밈없고 엉뚱하며 또 아이처럼 솔직한 연기가 매우 훌륭하다. 이탈리안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성인용. 15일까지. 뉴아트(310-473-8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