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드 오브 워치 (End of Watch) ★★★½(5개 만점)
마이크(마이클 페냐·왼쪽)와 브라이언(제이크 질렌할)은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임무에 충실하다.
임무에 충실한 두 경관
사실적으로 그린 액션물
덴젤 워싱턴이 오스카 주연상을 탄 ‘트레이닝 데이’에서 LA경찰서 부패형사의 행적을 사실적으로 그린 데이빗 아이어 감독이 이번에는 악을 처벌하고 시민을 보호하는데 목숨을 내걸고 봉사하는 푸른 제복의 순찰경찰의 위험과 폭력이 가득한 일상을 샅샅이 보고하듯이 기록했다.
시종일관 손으로 들고 찍은 카메라가 요동을 치면서 임무에 뛰어든 두 경찰의 액션을 마치 TV의 ‘캅쇼’처럼 찍어 보고 있자면 시각과 정신이 어지러워지는 솔직하고 사실적이며 쓴맛 나는 잘 만든 경찰 액션 드라마다.
LA에서 가장 험악한 동네인 사우스LA를 야간 순찰하는 두 경찰의 거칠고 위험하며 생동감 있는 근무일지로 폭력과 살인과 총격전의 액션과 두 경찰의 우정과 농담과 장난 그리고 이들의 여자관계 및 동료 경찰과의 관계 등을 때론 코믹하고 아무 꾸밈없이 잘 배합해 거칠기 짝이 없는 영화가 서정성과 웃음과 드라마를 품고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자동차 순찰경찰 2인조 브라이언 테일러(제이크 질렌할)와 그의 친구이자 파트너인 마이크 사발라(마이클 페냐)가 초고속으로 차를 몰아 범법자들을 추격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추격과정을 브라이언이 앞 유리창을 통해 자신의 비디오카메라로 찍어 관객은 대뜸 두 사람의 일과에 동참하게 된다.
둘은 절친한 친구로 서로를 위해 목숨이라도 바칠 사이인데 정의감이 투철해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력으로 악을 처단할 것을 맹세한 총을 든 시민의 수호천사들이다. 영화는 이들 푸른 제복의 정의 구현자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둘은 때론 법을 비켜가면서까지 정의를 구현하려고 애쓰는 경찰들이지만 결코 ‘트레이닝 데이’의 워싱턴과 같이 되지는 않는다. 철저한 사명의식에 불타는 올곧은 모범 경찰들이다. 이들은 불이 난 집을 발견하고 소방관이 미처 도착하기 전에 목숨을 내걸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집안의 아이들을 구출해 낼 정도로 용감하고 정의로운 경찰들이다.
한편 브라이언은 경찰 규정을 무시하고 HD 카메라와 녹음장치를 몸에 달고 자신과 마이크의 순찰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액션과 모험을 찍는데 이 때문에 마이크의 핀잔을 받지만 마치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처럼 자신들의 활동을 열심히 기록에 남긴다.
영화는 둘이 한 상황에서 또 다른 상황으로 옮겨 다니면서 그에 대처하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는데(랩뮤직이 야단스럽게 액션에 반주를 한다) 이런 살벌한 경우를 브라이언과 마이크가 아이들처럼 장난치고 주고받는 농담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순화시켜 준다.
이와 함께 마이크와 그의 임신한 아내(나탈리 마티네스)와 브라이언과 그의 에너지 넘치는 액션에 이끌린 예쁘고 총명한 애인(아나 켄드릭)의 아름다운 관계와 두 여경을 비롯한 동료 경찰들과의 관계가 적절히 삽입돼 사실성을 더해 준다.
마침내 갱들의 경찰에 대한 끔찍하기 짝이 없는 폭력행위가 발생하면서 브라이언과 마이크는 단 둘이 적진으로 뛰어들고 전투를 방불케 하는 총격전이 일어난다. 영화의 사실성은 질렌할과 페냐의 물불 안 가리는 저돌적이요 자기를 투척하는 연기 때문에 한층 극적으로 고조된다. 뛰어난 연기로 미화되지 않은 폭력도 극사실적이다.
R. Open Road. 일부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