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드 훅 여름 (Red Hook Summer) ★★½
이낙 목사가 손자 플릭과 플릭의 여친 채즈 앞에서 성령을 찾고 있다.
스파이크 리는 도대체 이 세상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리는 백인은 물론이요 도미니칸과 푸에르토리칸 그리고 동양인과 심지어 흑인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비판하고 조롱하면서 전 인류를 싫어하고 있다.
미국 사회의 흑인에 대한 불평등과 인종 차별을 ‘똑 바로 살아라’(Do the Right Thing 1989)에서 부터 끊임 없이 따져온 그는 이 영화에서 다시 이 문제를 귀가 따갑고 감각이 무뎌지도록 무겁게 재탕 삼탕을 하고 있다.
공동으로 각본을 쓴 리가 자기 돈을 들여 3주만에 만든 저예산 영화로 그는 ‘똑 바로 살아라’에서 맡았던 피자 배달원 무키 역을 아직도 하고 있다.
리의 말대로 미국 사회가 흑인에게 보다 좋은 일자리를 안 주었기 때문인가 보다. 일종의 한 여름 소년의 성장기인데 초점을 잃은 드라마로 리는 자신의 불만 사항들을 영화의 주인공인 입에서 불을 토하듯 열변인 목사의 설교와 주정뱅이 장로의 횡설수설을 통해 장광설로 늘어 놓고 있다. 2시간 동안 요란한 음악 반주와 함께 듣는 설교와 훈시에 정신이 다 얼얼해진다.
여름 방학을 맞아 브룩클린의 흑인 동네 레드 훅에 사는 침례교목사 이낙(클라크 피터스가 활활 타는 연기를 한다)의 집에 애틀란타의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는 이낙의 손자 플릭(줄스 브라운)이 엄마의 손에 강제로 끌려 찾아 온다.
영화는 플릭의 눈으로 본 할아버지의 삶과 동네의 모습 그리고 플릭과 그가 사귀는 교회의 열렬한 신자인 소녀 채즈(토니 리세이드)와 플릭 간의 관계를 중구난방 식으로 그렸다. 이낙은 물론 손자를 구원하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나 플릭은 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소원이다. 플릭의 유일한 낙은 채즈와 함께 있는 시간. 그런데 역시 이낙 교회의 신자인 채즈의 홀엄마(헤더 알리시아 심스)는 이낙이 자기에게 구혼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플릭은 항상 손에 아이파드를 들고 다니면서 동네의 모든 일들을 기록하는데 그러다가 동네 갱두목(네이트 파커)에게 혼이 나기도 한다.
리는 나오는 사람들의 입에다 온갖 불만 사항을 쑤셔 넣은 뒤 토해 내게 하는데 드럭, 범죄, 건강보험, 갱, 경찰의 무능, 실업, 백인과 흑인 간의 수입차이 및 오바마에 대한 실망 그리고 후프 드림스에만 매달리는 흑인 젊은이들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영화는 끝에 이낙의 충격적인 과거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느닷 없이 폭력적이 되는데 이 부분이 너무 갑작스러워 전체 얘기와 조화가 안 된다.
R. 브로드웨이(샌타 모니카), 플레이하우스(패사디나), 타운센터(어바인) 등 일부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