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탈 리콜 (Total Recall) ★★★(5개 만점)
더글러스(칼린 패럴)이 리콜에서 새 기억을 주입받고 가상여행을 떠나고 있다.
슈워제네거가 나왔던
동명영화의 리메이크
청소년용 공상액션물
지난 1990년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샤론 스톤이 주연하고 폴 베어호벤이 감독한 공상과학 액션영화의 리메이크로 슈워제네거 역은 칼린 패럴 그리고 스톤 역은 케이트 베킨세일(이 영화의 감독인 렌 와이즈맨의 아내)이 각기 맡고 있다. 영화는 필립 K. 딕의 단편 ‘위 캔 리멤버 잇 포 유 호울세일’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중심 플롯은 두 영화가 거의 똑같고 장소만 화성에서 지구로 바뀌었다. 전편이 거칠고 잔인하고 폭력적이면서 블랙 코미디 식의 성인을 위한 영화라면 신판은 플롯에 구멍이 난 비디오게임 같은 액션으로 일관하는 틴에이저들 용이다.
전편의 등급이 R인 반면 신판은 PG-13이라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신판은 비록 액션(물론 때론 터무니없다)이 콩 튀듯 하지만 전편에 비하면 말캉한 만화 같은 영화로 슈워제네거가 파워와 카리스마와 유머가 있었던 반면 패럴은 잘 하긴 하나 약간 내성적인 윔프 같다.
22세기. 지구는 생화학전으로 초토화해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은 영국과 호주로 호주는 영국의 식민지가 됐다. 첫 장면은 식민지에 사는 공장 근로자 더글러스 퀘이드(패럴)가 정체불명의 여인 멜리나(제시카 빌)와 함께 자기들을 쫓는 자들로부터 필사의 도주를 하는 꿈을 꾸다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는 이 꿈을 자주 꾸면서 자신과 꿈속의 여인의 정체에 관해 의문을 갖게 된다.
보안요원인 아름다운 아내 로리(베킨세일)와 결혼 7년째인 더글러스는 매일 같이 친구 해리(보킴 우드바인)와 함께 초고속 엘리베이터 같은 운송수단을 이용해 식민지로부터 영국까지 지구 속을 관통해 출근한다. 그가 하는 일은 로보트 조립(그의 동료 근로자로 한국계 윌 윤 리가 잠깐 나온다).
선택된 사람들만이 사는 ‘제국’ 영국은 사악한 재벌이나 독재자 같은 빌로스 코헤이젠(브라이언 크랜스턴)에 의해 통치되고 오염이 된 식민지에서는 마티아스(빌 나이)가 이끄는 반란군이 식민지를 초토화하려는 빌로스의 인간과 로보트 군대에 대항해 일전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더글러스는 자기 꿈의 근원을 알아보려고 기억 대체를 통해 가상 휴가여행을 제공하는 리콜에 들른다. 그는 여기서 리콜 기술자(한국계 존 조)에게 비밀 첩보원의 기억을 주입해 달라고 부탁하는데 그 과정에서 더글러스는 이미 자신의 실제 정체에서 기억이 대체된 사람임이 밝혀진다. 그의 진짜 이름은 하우저이고 직업은 비밀 첩보원. 그런데 과연 더글러스와 하우저 둘 중에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상의 인물인가.
이렇게 더글러스의 다른 정체가 드러나면서 그는 도망자가 되는데 사랑하는 아내 로리도 알고 보니 더글러스가 자신의 정체를 발견하게 되면 그를 살해하기 위해 빌로스로부터 감시인의 임무를 받은 킬러다. 더글러스는 끈질기게 추격하는 로리를 피해 달아나면서 자신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죽을 고생을 치르는데 그를 돕는 것이 꿈속의 멜리나.
컴퓨터 특수효과와 세트 디자인 등 시각적으로 화려한데 한국어를 비롯해 세계 각국어로 장식된 비 오고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식민지를 만든 미술과 디자인은 마치 리들리 스캇의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시킨다. 연기들은 다 볼만 한데 특히 베킨세일이 맹렬한 액션 연기를 잘 한다.
Columbia.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