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명의 남자가 빚어내는 긴장 넘치는 범죄스릴러
▶ 이지 머니 (Easy Money) ★★★½(5개 만점)
대규모 마약 거래에 휘말려드는 3인의 범죄자 호르헤(왼쪽부터)와 JW와 므라도.
서로 전연 안면이 없는 세 명의 남자가 돈과 탐욕 때문에 마약 강탈사건에 휘말려들면서 일어나는 긴장감 가득하고 폭력적이며 튼튼하게 짜인 스웨덴 범죄 스릴러로 원작은 현재 형사사건 담당 변호사 옌스 라피두스가 쓴 베스트셀러. 영화의 제2편과 제3편이 만들어진다.
스톡홀름의 폭력적이며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된 범죄 지하세계를 무대로 온갖 종류의 도둑과 강도와 킬러들이 서로 돈에 눈이 어두워 배신과 음모와 살육을 자행하는데 세 주인공과 그들의 주변 인물들을 둘러싸고 얘기가 겹겹으로 거미줄을 치면서 보는 사람을 이들 범죄자들의 세상 안으로 유인한다.
영화를 감독한 다니엘 에스피노사는 이 영화 때문에 유니버설에 발탁돼 올해 개봉된 덴젤 워싱턴 주연의 스릴러 ‘세이프 하우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지 머니’는 워너브라더스가 리메이크권을 사 현재 잭 에프론 주연으로 제작단계에 들어갔다.
영화는 오프닝 크레딧이 나오기 전에 세 주인공과 그들의 세계에 관한 정보를 재빠른 편집으로 관객에게 제공한다.
먼저 교도소에서 라티노 호르헤(마티아스 파딘 바렐라)가 탈출을 한다. 그는 상추 속에 코케인을 숨긴 대규모의 마약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탈옥했다. 이 일이 성사되면 지역 마약거래를 좌지우지하는 세르비아 마피아의 세가 무력화된다.
이런 호르헤를 붙잡아 마약거래의 내용을 알려고 호르헤의 뒤를 쫓는 자가 세르비아 마피아의 킬러 므라도(드라고미르 므르식). 그런데 므라도는 느닷없이 마약 중독자인 그의 전처가 돌보던 8세난 영리하고 인내심 많은 딸 루이사(레아 스토야노프가 귀엽고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연기를 한다)를 떠맡게 되면서 호르헤를 쫓는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
사정없이 폭력적인 므라도가 칭얼대는 루이사를 어르면서 이 호텔에서 저 호텔로 장소를 옮겨 가며 업무를 치르는 과정이 우습기도 하면서 콧등이 찡하는 감정을 자극시킨다. 이 영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범죄 스릴러로 성공한 것은 이 같은 인간적인 내용 때문이다.
이어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서민 집안 출신의 JW(조엘 킨나만)가 소개된다. 다방면으로 재주가 있는 JW는 가족 신분을 속이고 학교의 상류층 급우들 틈에 섞여 파티에 드나들면서 그들의 화려한 삶을 동경한다. 그 는 부업으로 택시운전을 하는데 이 회사의 주인은 호르헤와 범죄 파트너인 아랍계.
JW는 상류층의 섹시한 금발 미녀 소피(리사 헨니)와 깊은 관계를 맺게 되면서 더욱 상류사회에 대한 동경과 돈에 대한 욕망이 강렬해진다. 그는 처음에 택시회사 사장의 마약 심부름을 하면서 쉬운 돈의 맛을 알게 되고 이윽고 이들의 대규모 거래에 가담하게 되면서 점점 범죄의 깊은 구멍으로 빠져 들어간다.
복잡한 내용을 지닌 사실적이요 생동감 있는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의 범주를 벗어나 부녀간의 애틋한 관계와 잘못된 가치관 그리고 탐욕과 부패 및 속죄 등의 주제를 절묘하게 혼합해 훌륭한 드라마로서 성공했다.
세 주인공의 인물과 개성 묘사가 뚜렷한데 임신한 누나를 극진히 아끼는 호르헤를 비롯해 이들이 모두 범죄자이면서도 다분히 인간적이어서 그들을 연민하고 동정하게 된다. 세 주인공 역의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고 촬영과 음악도 좋다.
R. Weinstein. 26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