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아들 제이는 가난한 농부의 딸 트리쉬나를 유혹한다.
토마스 하디의 비극적 사랑의 이야기 ‘더버빌가의 테스’를 끊임없이 자기를 쇄신해 가며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드는 영국의 마이클 윈터버텀 감독이 시간과 무대를 현대의 인도로 옮겨 강렬한 자연주의적 색채로 만든 멜로드라마다.
사실적이면서 정열과 생동감이 넘치는 컬러풀한 영화로 아름답고 로맨틱한 노래와 함께 화려한 댄스를 첨가, 약간 볼리웃 영화 스타일을 갖추기도 했다.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주제만 사용했는데 계급 차이와 구식과 현대의 틈바구니에서 시달리다 결국은 파멸을 맞는 한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비극을 충격적으로 통렬하게 묘사했다.
총명하고 아름다운 트리쉬나(프리다 핀토가 빛나는 연기를 한다)는 깡촌의 가난한 집 장녀. 트리쉬나는 파트타임으로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는데 그녀를 보고 호감을 갖는 젊고 잘 생긴 남자가 친구들과 관광 와 이 호텔에 묵고 있는 부잣집 아들 제이(리즈 아메드).
트리쉬나의 아버지가 차 사고로 몸져누우면서 집안의 생계가 막연해진 차에 제이가 트리쉬나를 찾아와 자이푸르의 자기 집 소유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라고 권한다. 제이는 자이푸르의 호텔(기자가 올해 초 인도를 여행할 때 묵은 고풍의 나일라 바그 호텔서 찍었다)에서 일하는 트리쉬나에게 온갖 친절을 베푼다. 그리고 제이는 트리쉬나를 유혹, 이때부터 트리쉬나는 영원히 치욕적인 삶을 살게 된다.
지체 높은 부잣집 아들과 가난한 농가의 딸이라는 신분 차이와 함께 인도 사회의 엄격한 계급 차이로 인해 트리쉬나는 제이의 농락의 제물이 되고 이로 인해 엄청난 비극이 일어난다. 결말이 넉아웃 펀치를 맞은 듯이 사정없이 야수적이다.
집에 돌아와 임신중절을 한 트리쉬나에게 제이가 찾아와 함께 뭄바이에서 살자고 제의, 트리쉬나는 이를 받아들인다. 둘이 뭄바이에서 동거를 하면서 노골적인 섹스신이 많은데 조야하다. 뭄바이에서 트리쉬나는 제이에 대한 사랑과 섹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댄스를 배우면서 활짝 피어나는데 제이에게 버림을 받고도 삶의 의지를 잃지 않으나 다시 제이가 나타나면서 트리쉬나는 그의 섹스 노예가 된다(이 부분이 길게 반복되면서 무겁고 솜씨 없이 처리됐다).
카메라가 자이푸르와 뭄바이의 초현대식 건물과 슬럼 그리고 복잡하고 다채로운 도시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데 다소 지나치게 관광용 영화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풍광과 의상과 색채가 생동감이 있다. 음악도 매우 훌륭하다.
R. IFC. 랜드마크(310-281-8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