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쟁쟁한 블락버스터들과 올 여름 경쟁 자신 없어” 전문가들 회의적인 분석
이병헌이 칼을 쓰는‘G.I.조: 보복’의 개봉일이 6월에서 무려 9개월이나 연기됐다.
이병헌이 조연으로 출연하는 제작비 1억2,500만달러짜리 액션영화 ‘G.I.조: 보복’(G.I. Joe: Retaliation)이 오는 29일 개봉을 앞두고 돌연 개봉일이 내년 3월29일로 연기되면서 할리웃에서는 지금 그 이유를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 영화의 배급사인 패라마운트는 개봉 연기 이유를 이 영화를 특히 해외에서 인기 있는 입체영화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지만 할리웃의 전문가들은 그 보다는 영화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즉 영화가 엉터리라는 말이다. 이로써 패라마운트는 올 여름에 개봉할 블락버스터급 영화를 포기한 셈이다.
패라마운트는 ‘G.I. 조: 라이즈 오브 코브라’의 속편인 이 영화를 위해 이미 올 초 수퍼보울 TV 중계에 광고를 내보냈고 극장에서도 예고편이 상영됐는가 하면 거리에 광고 간판을 세우는 등 수백만달러의 마케팅비를 사용했다.
이와 함께 하스브로 장난감들이 모델인 영화의 개봉에 맞춰 만든 47종의 인물과 자동차 모델도 토이즈 알 어스 등 대규모 소매점에서 회수를 하는 바람에 소매상들은 부랴부랴 그 빈 공간을 다른 액션 인형들로 메우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연예 전문지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G.I.조: 보복’의 개봉 연기의 진짜 이유는 이 영화가 또 다른 블락버스터급 영화들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개봉 1주일 전 그리고 ‘다크 나이트 라이지즈’의 개봉 3주 전에 개봉되면서 이들과 치열한 경쟁을 할 때 흥행서 승산이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두 초대형 액션영화 ‘존 카터’와 역시 하스브로의 보드게임이 원전인 ‘배틀십’이 흥행서 참패를 하자 패라마운트가 지레 겁을 먹고 개봉을 연기했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사실 ‘G.I. 조’ 제1편도 흥행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 영화의 미국 내 총 흥행수입은 3억달러로 이는 막대한 제작비와 마케팅비를 감안하면 빅히트라고 부를 수 없는 액수. 3억달러는 간신히 속편 제작이 허락될 수 있는 액수다.
그러나 ‘G.I. 조’ 속편의 9개월 개봉 연기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우선 초대형 액션 영화들이 줄줄이 나오는 여름철을 피해 비교적 경쟁이 덜 심한 3월에 개봉하기로 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내년 3월에는 디즈니의 ‘오즈: 더 그레이트 앤 파워풀’과 워너 브라더스의 ‘잭 더 자이언트 킬러’ 같은 막강한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G.I. 조’ 속편의 독불장군식 흥행 성공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들은 패라마운트가 ‘G.I. 조’를 입체영화로 전환키로 한 결정은 영화 흥행에 크게 플러스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입체영화는 한국, 러시아, 일본 및 브라질 등 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트랜스포머: 다크 오브 더 문’ ‘쿵푸 팬다 2’ 및 ‘토르’ 등이 그 좋은 예다.
패라마운트는 입체영화로 만든 ‘G.I. 조’ 속편이 흥행서 성공하면 2차원 영화보다 25~30% 정도 더 흥행수입을 올릴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의견에도 불구하고 블락버스트급 영화는 각본 단계에서부터 몇 년 뒤의 개봉 일을 선점하는 스튜디오의 풍토에서 패라마운트가 올 여름 유일한 흥행 기대작의 개봉을 연기한 것은 영화에 큰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할리웃의 중론이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