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헨리 브라운’의 노예탈출기 노상 표지판 건립

2012-05-21 (월)
크게 작게
스스로 박스 속에 몸을 감춰 화물로 타 지역에 보내져 자유의 몸이 됐던 흑인 노예의 기막힌 사연을 기리기 위한 기념물이 세워져 관심을 끌고 있다.
버지니아 역사 자료국은 지난 19일 헨리 ‘박스’ 브라운(Henry ‘Box’ Brown)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 표지판(Historical Highway Marker)을 루이자 카운티의 쿠쿠 지역 루트 33번 선상에 설치했다.
브라운은 1815년 태어나면서부터 노예 신분에 얽매였다. 노예 생활에 낙담한 브라운은 1849년 리치몬드에서 일하며 살아가던 중 높이 3피트, 폭 2피트 크기의 나무 박스에 들어가 화물로 필라델피아로 부쳐졌다. 브라운은 먼저 자유의 몸이 된 한 흑인과 공모한 다음 구두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던 백인을 한 명 고용해 화물 박스를 제작했다.
박스에 들어간 브라운은 건물류(dry goods)로 분류돼 증기선과 기차에 실려 필라델피아로 운반됐다.
브라운은 노예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모아 둔 돈의 절반을 털어 화물 박스 제작과 운반비로 썼다.
탈출 당시 브라운은 임신한 아내와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으며 이들은 모두 다른 백인에 소유돼 있었다.
브라운은 화물 박스로 탈출해 자유의 몸이 된 후 뉴잉글랜드와 영국 등지를 돌아다니며 노예제도의 악행을 고발하는 강연자로 변신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