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이 평범한 노총각이 왜 좋을까?”

2012-04-06 (금)
크게 작게

▶ 델리카시 (Delicacy) ★★★

“이 평범한 노총각이 왜 좋을까?”

나탈리(왼쪽)와 마쿠스가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사슴처럼 동그란 눈에 예쁘고 가련한 고아 같아서 동정과 연민의 느낌을 갖게 만드는 프랑스의 ‘오드리 헵번’ 오드리 토투가 주연하는 로맨틱 코미디이자 멜로드라마로 약간 변덕스러운 것이 토투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리게 만든 ‘아멜리’를 조금 닮았다. ‘아멜리’보다는 못 하지만 상쾌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영화는 형제인 스테판과 다비드 퐁키노가 감독했는데 다비드가 쓴 베스트셀러가 원작. 느닷없는 미망인의 프렌치 키스가 빚어내는 두 걸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미망인과 노총각의 순진무구한 러브 스토리인데 차분하고 아담하다. 영화가 너무 착 가라앉아 다소 에너지가 결여된 것이 흠이지만 조촐한 작품이다.
영화 처음은 상당히 장시간을 파리의 두 미모의 선남선녀 연인인 나탈리(토투)와 프랑솨(피오 마르메)의 만남과 희롱과 사랑의 기쁨 그리고 마침내 로맨틱한 장소와 분위기에서 둘이 결혼해 신혼의 단꿈에 빠져 사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이어 프랑솨가 조깅을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나탈리는 졸지에 과부가 돼 깊은 슬픔과 좌절감에 빠진다. 나탈리는 이 슬픔을 회사에 나가 일에 빠져 해소키로 결정하고 더 쉬라는 상사 샤를르(브뤼노 토데스키니)의 말에도 사무실에 앉아 죽어라고 일만 한다.
나탈리가 일하는 회사는 스웨덴 회사로 나탈리의 부하 직원 중에 키다리 스웨덴 남자 마쿠스(프랑솨 다미앙-벨기에 배우)가 있다. 마쿠스는 머리가 빠져 가는 중의 반대머리인 데다가 웃으면 이빨이 완전히 드러나는 볼 것 없는 남자로 하구한 날 스웨터만 입고 다니는 꾀죄죄한 차림의 남자. 그런데 마쿠스는 아이처럼 천진난만하다.


프랑솨 사망 후 3년간을 일벌레로 근무하던 나탈리는 어느 날 일 때문에 자기 방에 들른 마쿠스에게 다가가 다짜고짜로 짙은 프렌치 키스를 퍼붓는다. 마쿠스가 아름다운 나탈리에게 반하는 것은 불문가지. 그래서 둘의 데이트가 시작된다. 그런데 나탈리를 좋아하는 또 다른 사람이 그의 상사 샤를르. 그래서 샤를르는 마쿠스를 질투한다.
한편 나탈리의 주변 사람들은 나탈리와 마쿠스의 관계를 어이가 없다는 듯이 보는데 그 중에서도 나탈리의 절친한 친구 소피(조세핀 드 모)는 이맛살을 찌푸리면서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탈리는 이 지극히 평범한 마쿠스에게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빠져들면서 깊은 사랑에 의해 재생하게 된다. 물론 그러기까지에는 둘 간에 작은 갈등이 생겨 마쿠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토투는 이런 역에 단골인데 변신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나 연기도 좋고 토투 때문에 영화를 볼 맛이 난다. 나탈리의 어머니(아리안 아스카리드)를 비롯한 조연진의 앙상블 연기와 신세대 음악과 노래도 즐겁다. PG-13. 일부극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