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송용자 ㅣ 사색을 가져오는 세월에서

2011-11-14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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씌르륵-, 씌르륵-, 지난 가울에 울어대던 귀뚜라미 울음소리다. 또 하나의 가을이 오고 있다. 일상적인 일들로 삶을 채우고 있을 때도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행복한 가정, 건강한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가는 모습으로 점철된 듯한 시간들-. 우리가 살아가는 길목에서 찾아지는 진리가 하나 하나 쌓여 갈수록 아름다운 삶이 깨달아질 때가 있다. 내가 나를 정직하게 바라볼 때 생겨나는 부끄럼 속에서도 때론 기쁨을 찾는다. 욕심이 많은 여자, 그래서 늘 가슴 한켠에서 바람이 휘휘 불어대는 소리로 괴로울 때가 있는 그런 여자가 내 속에서 살고 있을 때는 잠시 아픈 마음이 된다.

앞집의 남자는 늘 행복한 얼굴이다. 그 사람을 처음 보았을 때의 검고 윤기나던 머리가 백발로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똑같은 행복한 얼굴이다. 그 집 아이들의 좋은 아빠라는 상표(?)가 온몸에서 풍기는 따사로움과 진실스러운 표정에서 딱지처럼 붙어 다닌다. 행복은 작은 것에서부터 찾는 행복이 그들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는 비밀스런 삶이 부럽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농구틀에서 뒹굴어 주고, 공휴일이면, 트레일러를 승용차에 메달아서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빈집에서 따스하게 남아 있는 전등불조차도 주인의 모습을 닮아있다. 좋은 부모로 살아가는 일을 쉬운 듯 (사실은 쉽지가 않은데) 실천하며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 앞에서면 나도 심장이 뛰고 따듯한 피가 흐르는 사람이 된다.

작은 것들이 모여 큰 존재를 이루는 진리를 내게 가르쳐 주는 사람들, 그래서 나는 이웃을 좋아한다.


지구의 이쪽에서 살아가는 나. 남의 눈치를 살아온 세월도 적지 않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삶이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눈이 마주쳐도 행복해질 수 있는 따듯한 가슴이어야 하는 작은 진리를 배우며 살아간다. 그리고 내가 살아온 삶에서 기지개를 펴며 다시 한번 세상 밖을 내다 보아야겠다. 또다른 아름다운 세상이 거기 있을 것을 기대하며...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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