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송용자 ㅣ 관계

2011-11-07 (월) 12:00:00
크게 작게
그녀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다가온다. 나도 덩달아 즐거움이 북바쳐 그녀의 거울같이 환하게 마주 웃었다. 이것은 우리가 만날 때마다 벌어지는 즐거운 장면이다. 봄꽃처럼 피어나는 우리들의 우정은 그렇게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 뒤에서도 늘 싱싱하고 젊어있다. 친구와의 관계 누구에게나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는 풍요로운 삶의 한자락. 때로는 어떤 방식으로 너와의 관계를 맺어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풍요로워 지는 일이 대반사다.

꽃잎같은 예쁜 입술로 “뽀뽀”를 나의 뺨에 선물하는 귀여운 손녀들과의 관계는 신선한 행복이다 못해 가슴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한다. 가족이란 관계는 신이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나는 좋은 이웃들과의 관계에서도 행복을 느낀다. 마음문을 열어 한발짝 한발짝씩 다가서며 서로를 알아가는 기쁨이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무리를 지어 어지럽도록 향기를 뿜어내던 여름의 라일락처럼 나를 황홀하게 해 주는 좋은 인간 관계. 그리고 내 친구같이 누구에게나 늘 온 몸과 마음으로 웃어주는 얼굴이면 더욱 행복해진다.


대로를 질주하는 기아차 헌대(미국 사람들은 이렇게 발음한다)를 보았을 때, 아이들의 자랑스런 성적표를 보았을 때처럼 뿌듯한 자랑 뒤에 소름처럼 소물 소물 솟아나는 기쁨은 무슨 관계일까?

피부로 느껴지는 계절. 화려한 빛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는 가을 잎들을 보며 떠나야 하는 관계도 생각해 본다. 어떻게 아름다운 관계로 떠나야 할까? 누구의 가슴에고 음악처럼, 꽃처럼 예쁜 자국만을 남겨놓고 떠나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랑처럼 아름다운 말은 없다. 나를 끊임없이 내어주는 데에서만 비롯되는 단어를 가슴에 안고 마술을 주문하듯 기쁜 생각으로만 나를 채우고 싶다. 기쁨과 슬픔조차도 모든 관계를 통해서 빚어내는 축복이다.

===============================================================
송용자씨는 성균관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70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두달 전 남편 송인섭 매스터코랄 이사장을 떠나보내고 큰딸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25년째 오클랜드에서 뷰티서플라이 샵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여성의 창을 계기로 오랫만에 글쓰는 설레임을 느끼고 있 다고 한다.

(주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