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배는 음악이 아닌 만남”

2011-09-3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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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주 콜럼비아에 아름다운 교회가 하나 세워졌다.
이름도 ‘아름다운교회’. 이제 막 시작했으니 그런 교회가 되겠다는 염원과 비전을 담았다고 볼 수 있지만 교회 공동체로 세워지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담임을 맡은 이성복 전도사를 하나님이 부르시고 이끄시는 모습도 아름답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두려웠었나 봐요. 지휘 경력 30년인 음악전공자로서 부교역자로 섬기는 건 자신이 있었는데 막상 목회를 하려니…”
담임을 맡은 이성복 전도사(사진)의 말이다. 지난 11일 설립예배를 드렸다. 1만2,000 스퀘어피트. 하나님이 좋은 장소를 허락하셨다. 희한하게 길을 내주신 하나님에 대한 간증이 많다. 이 장소에서 아내인 강혜영 목사가 ‘레인보우 크리스천 러닝센터’를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제가 교회를 개척한다니까 다들 대단한 음악을 기대해요. 그런데 기도하면 할수록 아름다운교회의 예배는 화려한 사운드로만 채워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은 가능한 생략하려고 합니다. 남들이 대신 드려주는 예배가 아니라 내 목소리로, 내가 하나님을 직접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
연세대 교회음악과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캐나다에선 오페라를 했다. 카네기홀에서 윤형주 장로 가족 콘서트와 한국 장로성가단 음악회를 기획, 연출했고 숭의감리교회에서 총지휘자로 일할 당시 함께 일하는 반주자, 부 지휘자만 50여명. 세상적인 표현으로 ‘큰 무대’가 오히려 편하지만 목회자가 되기로 결정하면서 달라졌다. 하나님께 초점이 모아지기 보다는 사람의 필요를 채워주는 예배, 감동을 주는 게 아니라 성도들을 선동하는 예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확신은 지난 1년8개월간 빌립보교회의 2부 성가대를 지휘하면서 굳어졌다. 20여명의 대원들과 누렸던 은혜는 과거 수 천명의 연합성가대를 지휘할 때보다 컸다.
“현대 교회는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요. 예배도 하나님이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성도가 직접 하나님과 만나게 해야 합니다.”
희망과 치유를 사역의 방향으로, 찬양을 사역의 중심으로 잡았다. 세상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그리고 희망을 노래하는 합창단(가칭 아름다운합창단)도 조직하기로 했다. 단원을 많이 모으기 보다는 오래 할 수 있는 사람, 잘하는 사람보다는 잘하고 싶은 사람이 와주었으면 좋겠다. 교회를 안 다녀도 상관없다. 첫 모임은 10월3일(월) 저녁 8시. 가곡과 건전 가요, 교회 합창과 외국 고전곡, 깊은 클래식 등등 입단에 큰 제약이 없듯이 노래 장르도 경계를 자유롭게 뛰어넘는다. 이 전도사는 “누구나 오면 아름다운 합창이 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문턱은 낮다”고 말했다. 아름다운교회 주일예배는 오전 11시다.
문의 (301)310-3067, 821-7214
주소 9198F Red Branch Rd.,
Columbia, MD 21045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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