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빈살만 아킬레스건’ 언론인 암살 적극 변호… “그는 전혀 몰랐다”
▶ 트럼프, 가족 이해충돌 문제 제기엔 “나는 가족 사업과 아무 관련 없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8일 백악관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있다. 2025.11.18[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가 18일 대미 투자액을 기존에 발표했던 6천억 달러(약 876조원)에서 1조 달러(약 1천460조원) 규모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고 이 같은 계획을 직접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대미 투자 규모와 관련, "우리는 6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거의 1조 달러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취임 뒤 5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6천억 달러 규모 투자 합의를 끌어냈는데, 사우디가 당초 예정된 금액에서 4천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의 발언에 "당신과 친구가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이제 1조 달러에 이르는 투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국교를 정상화하기 위한 '아브라함 협정'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참여할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빈 살만 왕세자는 "우리는 모든 나라와 관계를 정상화하는 일이 좋은 일이라고 믿고, '아브라함 협정'의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빈 살만 왕세자는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두 국가 해법'을 위한 명확한 길이 보장하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허용해야 한다는 사우디의 종전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 국교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 확대 가능성은 현재로선 작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0월,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배후에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직접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사람(카슈끄지)은 매우 논란이 큰 인물이었다. 많은 사람이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며 "그(빈 살만 왕세자)는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밝힌 뒤 질문을 한 기자에게 "손님을 당황하게 하는 질문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빈 살만 왕세자를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판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가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면서 질문한 ABC 방송 기자에게 "끔찍한 기자"라며 "ABC 방송은 가짜 뉴스이기 때문에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면박을 줬다.
빈 살만 왕세자는 "그 사건의 주된 목적은 단 하나, 미국과 사우디 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며 "그 이야기를 믿는 사람은 오사마 빈 라덴을 돕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아울러 해당 암살 사건에 대해 "매우 고통스러운 사건이었고 큰 실수였다"며 "우리는 그 사건에 대해 적절한 조사를 진행했고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인권 문제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그가 이룬 성과는 정말 놀라운 것"이라며 "매우 존경받는 분", "나의 오랜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중에 자기 가족이 사우디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이해충돌 아니냐'는 지적에 "나는 가족 사업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나는 (사업으로) 매우 성공했지만, 그 성공을 뒤로 하고 미국을 더 크게 성공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의 사업에 대해 "그들이 하는 일은 괜찮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한다. 사실 사우디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이 이끄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트럼프 브랜드로 부동산 건설을 계획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빈 살만 왕세자와 사업 파트너 관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