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 외교관 출신 대사 교체는 이례적… “美외교 신뢰 훼손” 우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외국 대사로 임명된 직업 외교관들을 대거 소환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9일 보도했다.
미국 외교관 노조인 미국외교관협회(AFSA)의 존 딘켈먼 회장은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등에서 근무하는 대사들이 내년 1월 15∼16일까지 대사직에서 물러나라는 통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들은 사임해야 하는 이유를 듣지 못했다고 딘켈먼 회장은 전했다.
한 국무부 당국자는 관련 통보를 받은 대사가 20여명 수준이라고 전했다.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임명된 대사를 교체하는 일은 흔하지만, 직업 외교관들을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직업 외교관들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는 전제하에 유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국무부를 '진보주의 온상'으로 규정하면서 소속 외교관들에 대해 불신을 드러냈고, 앞서 직원 수천 명을 쫓아낸 바 있다.
딘켈먼 회장은 이런 조치가 미국 외교 위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전문 외교관들이 우리 국가의 선출된 지도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신뢰를 계속해서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어느 행정부에나 있는 표준 절차"라며 "대사는 대통령의 개인적 대표자이며,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할 인물을 해당 국가에 배치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진 샤힌(민주·뉴햄프셔) 의원은 "현재 약 80개 대사직이 공석"이라며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집권하던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는 유능한 경력 외교관들을 교체함으로써 미국의 리더십을 중국과 러시아에 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한 미국 대사는 현재 공석이다. 전임 필립 골드버그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 귀임했고, 이후 대사대리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