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보내온 메시지가 있다고 해서 오랜만에 페이스북을 찾았다. 그곳에서 오래 전에 알고 지내던 분의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연구소에서 일하던 분이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기술 개발에 성공하였다는 소식이 있었다. 짧지 않은 연구 기간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소식이 참 이분답다는 생각이 들어 미소가 지어졌다.
고향을 떠나 직장 생활을 하던 나는 주말이 되면 하고 싶은 일들을 열심히 하면서 지내던 시절이었다. 새로 시작한 패러글라이딩에 빠져서 가을, 겨울을 보냈다. 이분이 그 패러글라이딩 모임의 회장이었다. 겨울의 칼바람 속에서도 봄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상상을 하며 열심히 지상 연습에 참여했었다.
기다리던 따뜻한 봄이 찾아와, 첫 비행일과 장소가 정해졌다. 잊을 수 없는 곳, 동국대학교 경주 캠퍼스 뒷산 일명 옥녀봉이라는 곳이었다. 그렇게 연습하고 기다렸던 날인데, 막상 활공장에 올라가니 엄두가 나지 않아 한 시간이 넘도록 활공장 옆 풀밭에 앉아있었다. 다른 회원들도 다 출발을 하고, 용기를 못 내는 내 옆에 그분이 함께 있어주셨다. 무전기 테스트와 고도 측정기 등 출발 전 안전 점검도 직접 도와주셨다.
나는 그 첫 비행에서 사고가 났다. 산 위와 아래 착륙장 두 곳에서 무전기를 통해 방향을 지시해 주는 안내를 들을 여유도 없이 계곡으로 빨려 들어가는 바람을 타고 옥녀봉 계곡 깊은 곳으로 쓸려 들어가 큰 나무와 정면 충돌을 하였던 것이다. 그 사고 이후로 나는 비행을 하지 않기로 하고 서너 달이 지났다. 얼굴과 목에 난 상처도 아물어 갈 무렵 이분이 집으로 찾아오셨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찾아오는 고비인데, 이것을 넘는 사람과 넘지 못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던 것 같다. 자기가 본 하늘 위 세상을 한번 보게 하고 싶다고 했다.
토함산에서 나의 첫 번째 비행이 성공했고, 그 후로 많은 산을 다니며 낙하산을 펼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숲 속에 안겨 자리잡은 불국사의 모습을 발 아래로 내려다 보기도 하고, 지리산 가득 형형색색 수놓은 낙하산들 속에 섞여 아름다운 가을 하늘을 날아다니던 추억을 가슴 속에 담고 산다.
같은 추억을 가진 분들에게 나도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