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레야가 기관총으로 적들을 처치하고 있다.
현재 상영 중인 복수 액션 스릴러 ‘콜롬비아나’에서 사납고 날렵한 여자 킬러 카탈레야로 나오는 조이 샐대나(33)와의 인터뷰가 지난 24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에 소매 없는 얇은 드레스를 입은 샐대나는 늘씬한 키의 갈비씨 미녀로 도미니칸의 피를 지닌 가무잡잡한 피부가 고혹적이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귀여운 소녀 같았는데 매우 생기발랄하고 솔직하게 질문에 대답했다. 진지하고 건전한 사고방식의 여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샐대나는 ‘아바타’에서도 액션 연기를 했다.
스턴트맨으로 부터 육박전과 혼합무술·총쏘는 법까지 배워
어두운 카탈레야의 분위기에서 벗어나려 영화찍으며 힘들어
* 액션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가.
- 매우 힘들었는데 ‘아바타’ 때 훈련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스턴트맨들로부터 육박전에서부터 이스라엘군 훈련용인 혼합무술을 비롯해 총 쏘는 법까지 배웠다. 이런 것들은 육체적인 준비였고 따로 슬픔과 증오와 복수심으로 가득한 카탈레야의 마음상태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했다. 이를 위해 나는 카탈레야와 심리상태가 비슷한 여주인공이 나오는 소설 ‘용의 문신을 한 여자’를 읽었다. 그리고 많은 복수영화를 봤다.
* 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는데 눈 감고 총을 조립할 수 있는가.
- 준비할 시간 두 시간만 주면 지금이라도 할 수 있다. 그것도 훈련의 한 부분이었다. 총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총을 편안하게 느끼라고 교관이 지도했다.
* 이 영화는 여자가 남자의 엉덩이를 걷어차는 영화인데 과거 이런 영화의 주인공 중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 ‘에일리언’의 엘렌 리플리로 나온 시고니 위버와 ‘터미네이터 2’의 린다 해밀턴 그리고 옛날 배우인 팸 그리어 등이다. 그리고 이 영화를 제작한 뤽 브송의 ‘니키타’도 좋아한다. 이들은 모두 우아하면서도 치명적이다.
* 카탈레야 역을 맡아 하면서 그의 어두운 마음 때문에 실제로 어떤 영향이라도 받았는가.
- 그렇다. 카탈레야는 소외되고 자신의 고독에 잠식당한 사람이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면 나는 그런 분위기에서 벗어나려고 목욕을 하고 포도주를 마셨다. 조금이나마 그의 어두운 상태에서 벗어나 작은 행복감을 느끼고 싶었다. 그러나 다음 날이 되면 똑같은 불안이 나를 엄습하곤 했다. 나는 카탈레야에게 완전히 매료되긴 했었지만 영화를 다 찍고 나서 안도감을 느꼈다.
* 카탈레야는 자기가 귀중하게 여기는 부모를 잃고 복수의 화신이 됐는데 당신도 어떤 귀중한 것을 잃은 적이 있는가.
- 카탈레야처럼 폭력에 의해선 아니나 나는 9세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 그래서 난 상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로 인해 순식간에 세상이 달라지는 것인데 이런 상실감을 오랫동안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불안하고 불편한 일이다.
* 당신은 뉴요커인데 그것이 액션 역에 어떤 일조라도 했는가.
- 그렇다. 뉴요커들은 출구 쪽으로 등을 대고 앉지 않는다. 그것은 투사적인 태도로 카탈레야와도 공통점이 있다.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관찰하기 위해 의자를 들고 가 구석에 앉는 것이다. 여차하면 밖으로 튀어나가기 위해서다. 난 늘 이렇게 행동해 왔다. 나뿐 아니라 우리 온 가족이 다 그렇다. 영화를 위해 날 훈련시킨 교관도 마찬가지였다. 영화를 파리에서 촬영할 때 우리는 한 카페에 들렀는데 그는 맥주를 카운터에서 받아 쥐더니 의자를 들고 구석에 가 앉았다.
* 영화를 찍으면서 당신의 속에서 지금까지 몰랐던 어떤 남성적인 것을 발견이라도 했는가.
- 그렇다. 내가 하고자만 한다면 내 힘을 악용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역사를 통해 보통 힘의 악용은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으나 여자들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여자들도 훈련만 받으면 남자 못지않게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다. 난 이번에 혈관을 가격해 내부 출혈을 일으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방법까지 배웠다. 그러나 그것을 결코 실제로 사용하진 않을 것이다.
* ‘아바타’ 속편에 나올 것인가.
- 내가 한 네이티리 역이 정말 기다려진다. 얼마 전에 짐(‘아바타’ 감독 제임스 캐메론)과 얘기를 했다. 그는 지금 각본을 구상 중인데 알다시피 짐은 완벽주의자여서 그것이 완전히 끝날 때 까진 보여주질 않는다. 우리는 지금 짐을 다 싸놓고 대기하는 중이다.
* 복수와 인과응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 나는 당신이 무언가를 주면 무언가를 받게 된다는 생의 사이클 설을 분명히 믿는다. 그러나 복수는 믿지 않는다. 복수할 것이 있더라도 그것을 무시하고 그냥 보내버리면 된다. 그것이 당신의 적에 대한 가장 가혹한 복수다.
* 이 영화의 속편을 기대하는가.
- 물론이다. 그러나 그것은 영화의 흥행 성공에 달려 있다. 복수영화는 많지만 여자가 주인공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 더구나 라티노 여자가 주인공인 경우는 더 드물다. 그래서 난 이 영화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뤽 브송도 마찬가지다. 그가 날 선택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 쉴 때는 무엇을 하며 즐기는가.
- 난 포도주 애호가다. 이 직업은 자기 위주의 직업인데 나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삶이란 짧고 귀중한 것이니 일하지 않을 땐 가족을 비롯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당신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얻고 또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 어머니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는가.
- 그렇다. 난 사격과 등산과 자전거 타기 등을 좋아하는데 이 다음에 나의 아이들도 이런 것들을 좋아하길 원한다.
* 영화에서 당신은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데 실제로 특별히 당신이 성소처럼 여기는 곳이라도 있는가.
- 난 방랑자다. 난 뉴욕에서 자라 9세 때 어머니와 두 자매와 함께 부모의 고향인 도미니카로 이주했다. 그 뒤로 우린 늘 4명이 함께 움직였는데 그래서 우리가 함께 있는 한 장소는 문제가 안 된다. 이 3명의 여자가 내겐 생명이나 마찬가지로 침대는 어디에 있건 침대일 뿐이다. 필요하면 어디든 가겠지만 난 오로지 어머니의 작은 가슴을 그리워한다.
* 당신과 패션과의 관계는.
- 난 패션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나의 할머니가 뉴욕의 주요 패션회사의 옷을 재단했기 때문에 나와 내 자매들은 패션의 뒷무대를 보면서 자랐다. 그리고 나와 내 애인 키스 브리턴은 5년 전에 패션관계 웹사이트인 마이 패션 대타 베이스콤을 만들었다.
* 가장 좋아하는 포도주는 무엇인가.
- 말벡이다. 난 약간 싸한 맛이 나는 아르헨티나 포도주를 좋아한다.
* 9.11 10주년이 곧 다가오는데 당신의 소감은.
- 난 그 때 뉴욕에서 살았고 또 친구들을 잃었다. 우리는 그 날을 결코 잊어선 안 되겠지만 그 것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또 그 비극을 견디고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을 경축해야 한다. 슬픔이란 우리가 성장하고 증가하도록 고무하질 못한다. 행복과 창조가 그것을 할 수 있다. 인간성의 전체적 목적은 생존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가슴에 생존을 뜻하는 문신을 새겼다.
* 라틴계 배우가 여러 피부의 역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 그렇다. 난 그렇게 발전하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들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을 언짢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교육시켜야 한다. 난 그런 변화와 개선을 위해 적극 도울 생각인데 그러기 위해선 많은 라티노들이 감독과 각본가 및 제작자로 활동해야 한다.
* 장래 어떤 역을 하고 싶은가.
- 모든 역이다. 내게 한계란 없다. 늘 내가 과거에 했던 역과 다른 역을 하고 싶다. 그런데 사실 나는 현재에 충실히 살고 있어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맡았던 역 중에선 네이티리와 카탈레야가 가장 도전적인 것이었다. 카탈레야 촬영이 끝난 뒤 그 역이 가슴에 남긴 고통이 너무 커 한 달간 내리 잠만 잤다.
* ‘콜롬비아나’라는 제목이 콜롬비아가 전형적인 폭력과 마약의 나라라는 인상을 심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는가.
- 각본을 읽었을 때 그런 인상을 못 느껴 출연에 응했다. 난 사람이든 나라이든 문화이든 그것을 곡해하거나 또 정당치 못하게 표현하는 일엔 관여할 생각이 없다. 영화는 악인들에게 카탈레야가 복수를 하는 내용이다. 카탈레야는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는 악인들을 세상에서 제거하려는 여주인공이다. 그리고 뤽 브송 감독은 콜롬비아 문화를 매우 좋아한다. 그는 콜롬비아 여자들을 매우 멋있고 강하다고 생각한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