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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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권운동 당시에 대해 많은 걸 배웠죠”

2011-09-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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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비평가들의 호평 속에 빅히트를 하고 있는 1960년대 민권운동에 관한 드라마 ‘헬프’(The Help)에서 미 남부 백인가정의 흑인 하녀들이 겪는 인종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흑인 하녀들로부터 들어 책으로 펴내는 젊은 백인 여자 저널리스트 스키터로 나오는 엠마 스톤(23)과의 인터뷰가 지난 6월29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영화의 원작은 캐스린 스타켓의 동명 베스트셀러. 이 영화는 여우조연 등 몇 개 부문에서 내년도 오스카상과 골든 글로브 상 후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스톤은 올해 틴에이지 로맨스 코미디 ‘이지 A’로 골든 글로브 주연상(뮤지컬/코미디 부문) 후보에 오른 대성할 연기파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금발에 큰 눈과 입을 가진 스톤은 허스키한 음성으로 질문에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는데 매우 씩씩하고 쾌활했다. 부모의 좋은 뒷바라지를 받으며 자란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건강한 젊은이다.


스톤은 내년 7월에 개봉될 앤드루 가필드(소셜 네트웍)가 새 스파이더-맨으로 나오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가필드의 상대역인 그웬 스테이시로 나온다.


원작에서 묘사한 스키터를 그대로 표현하려 애썼어요
사랑에 관해 많은 경험을 해본 셈 퇴짜도 맞아봤어요


*이 영화에 나오면서 무엇을 배웠는가.
- 난 사실 민권운동이 한창이던 당시의 매일 매일의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찍으면서 그리고 역을 위해 연구를 하면서 상당히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그 어떤 사실들보다도 더 많은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배웠다.

*이 영화는 감독 테이트 테일러의 데뷔작인데 그는 어떤 사람인가.
- 그는 자기가 하는 일과 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다. 테일러밖에는 이 영화를 만들 사람이 없다. 그와 스타켓은 6세 때부터 친구 사이로 스타켓이 이 책을 쓸 때 곁에는 테일러가 있었고 테일러가 각본을 쓸 때 곁에는 스타켓이 있었다. 그는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으로 영화에 나오는 많은 여자들을 일사분란하게 다루었다.

*스타켓이 직접 당신에게 어떤 조언이라도 해 주었는가.
- 내 곁에 앉아 사사건건 자세하게 말해 주는 대신 책에 관해 전반적으로 들려주었다. 스타켓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9.11사태로 인해서다. 그 때 뉴욕에 있던 스타켓은 큰 충격을 받고 갈팡질팡 하던 끝에 자기를 키워준 하녀 데메트리의 무릎에 앉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사망한 데메트리는 스타켓의 위안의 상징으로 스타켓은 그와 그에 대한 기억을 책으로 쓴 것이다. 이 데메트리가 영화에서 날 29년 간 키워준 콘스탄틴인데 난 스타켓의 얘기를 바탕으로 내 나름대로 콘스탄틴의 이미지를 형성했다.

*미시시피에서 촬영할 때 뜨거운 날씨로 인해 연기에 지장이라도 받았는가.
- 난 기온에 따라 연기에 영향을 받는 사람 중 하나다. 날씨가 정말로 뜨겁고 끈적거렸다. 그러나 가장 시달렸던 것은 모기다. 난 모기에 앨러지가 있는데 그것들에게 마구 물려 온 몸이 상처투성이였다.


*정확히 미시시피 어디에서 머물며 영화를 찍었는가.
- 소설에서는 잭슨이지만 실제로는 인구 1만8,000명의 그린우드에서 4개월 동안 찍었다. 모두가 모두를 아는 작은 동네에서 찍으면서 많은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날씨만 빼고.

*당신은 이제 빅스타의 문턱에 도달했는데 파파라치가 쫓아다니는가. 스타란 일종의 우리에 갇혀 사는 사람들로 말과 행동에서 매사 조심해야 하는데 이런 것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려고 하는가.
- 아직은 파파라치들이 심하게 쫓아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진짜로 그런 경우를 당하기 전에는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난 아직은 거리를 자유롭게 걷고 또 가고 싶은 데도 마음대로 간다. 사람들이 가끔 말을 걸어오긴 하나 못 살게 굴 정도는 아니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개인적인 것을 잃는 것이다. 난 매우 사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나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정직하고자 한다. 하여튼 아직은 미디어에 크게 시달리지는 않는다.

*당신은 사랑에 쉽게 빠지는가.
- 사랑에 관한 한 많은 경험을 했다. 퇴짜를 맞아 보기도 했고 또 정신없이 누군가를 사랑해 보기도 했다. 또 두려운 때도 있었다. 그게 인생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바로 그런 것들이 사랑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성장하면서 어떤 변화라도 보았는가.
- 그렇다. 성장하면서 거치는 여러 경험들로 인해 점점 더 많이 삶과 가슴의 일들과 창조적인 것에 대해 다른 접근방식을 깨닫고 있다. 성장은 나로 하여금 이런 것들에 대해 조금 더 자신을 갖게 하고 또 내가 누구인지도 조금 더 알게 한다. 자기 의견과 자신의 존재에 대해 보다 편안하게 느낀다는 것은 좋은 일로 그것은 사랑의 문제에 대해서도 도움이 된다.

*영화에서 스키터는 그의 친구들과 달리 자기를 키워준 하녀 콘스탄틴과 감정적으로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 자기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고 또 능력을 인정 못하는 친 어머니와 달리 콘스탄틴은 스키터를 이해하고 자기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며 아울러 진짜 어머니처럼 키우고 돌보았기 때문이다.
반면 스키터의 친구들은 자기들의 어머니들처럼 비판적이요 구세대의 관점을 지닌 사람들로 성장하면서 하녀들과 감정적 관계를 갖고자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가.
- 아직도 모두가 평등하다는 문제는 뜨거운 논란의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인종차별과 동성애 문제 등은 여전히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민권운동이다. 50년 전에 일어난 일들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현재에도 공감할 수 있는 얘기다.

*책과 그것을 바탕으로 쓴 각본은 서로 달라 어떤 배우들은 영향을 받을까봐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신은 어떤가.
- 나는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 나는 스키터 역을 충실히 하려고 애썼다. 가능하면 책에 묘사된 스키터를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다. 물론 책의 스키터와 내가 표현한 스키터에는 차이가 있지만 나는 가능한 대로 그를 충실히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점에서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부모들이 당신이 배우가 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가. 아니면 말렸는가.
- 나의 부모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나를 지원해 주었다. 그런 면에서 난 참 운이 좋다. 나는 피닉스에서 자랐다. 내 부모는 영화와 배우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는데도 내가 정열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날 적극적으로 밀어 주었다.

*애인이 있는가.
- 나는 늘 관계의 문제를 배역을 찾는 것과 비유한다. 어떤 각본을 읽으면 그 내용이 불쑥 살아 나와 내게 접근한다. 왜 그런지 또 과연 그 내용에 자신이 호응할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할지라도 그 역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관계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나의 마음 문은 모든 것에 대해 항상 열려 있다. 그러나 내게 애인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선 답을 할 수가 없다.

*미국의 인종문제에 대한 의견은.
- 민권운동이 시작한 이래 큰 발전을 보았지만 항상 더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것은 정말 굉장한 일이다.

*배우가 되고자 한 동기는 무엇인가.
- 초등학교 1학년 때 연극에 나왔는데 그 때 연기에 반했다. 난 사람들을 웃게 하는 것이 즐겁다. 내가 중세에 태어났더라면 궁중 어릿광대가 되었을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 부모와 함께 스케치 코미디와 라이브 등 무대 코미디를 많이 봤다. 그리고 뮤지컬을 많이 봤다. 그러나 난 노래는 못 한다.
이어 캐메론 크로우와 우디 앨런 그리고 핼 애쉬비의 영화들을 봤다. 이들의 영화들이 내게 깊은 영향을 주었는데 난 그것들을 보면서 나도 이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난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줄 얘기를 하고 싶은데 그래서 언젠가 영화를 제작할 생각이다.
난 예술과 영감의 형태로서의 영화를 정말로 사랑한다. 그런데 이렇게 그 일에 종사할 수 있으니 난 참 운이 좋다.

*요즘 어떤 영화에 관심이 있는가.
- 진짜로 우습고 터무니없고 어리석은 역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각본을 읽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 많은 노래들 중에 유난히 춤을 추고 싶은 노래가 있듯이 영화도 그런 충동을 받는 것들이 있다. 이 영화와 함께 ‘크레이지, 스튜피드, 러브’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그런 영화들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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