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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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릿지필드 메모리얼 고교 12학년 윤예빈 양

2011-08-2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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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펫 소녀 마칭밴드 주자로 우뚝.

“세상은 넓고 친구들은 많아요“

한인으로는 유일하게 2009-2010년 2년 연속 추수감사절 메이시스 퍼레이드에서 마칭밴드 트럼펫 주자로 활약한 윤예빈(17, 영어명 소피)양.
올 가을 릿지필드 메모리얼 고교 12학년에 올라가는 윤양은 “작년 중국계 학생들이 가세하긴 했지만 2년전에는 메이시스 퍼레이드 마칭밴드부원들 중 유일한 아시안이었다”며 “일주일 정도 바짝 모여서 연습, 퍼레이드를 하기 때문에 고생도 되지만 한번 참가할 때마다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 고교생이라면 꼭 한번쯤은 해볼만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연습을 했던 것과 새벽 2시에 일어나 브로드웨이에서 마지막 리허설을 해야 했던 것이 가장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았지만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유타 등 먼지역에 있는 소중한 친구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는 것.

매년 추수감사절 아침에 열리는 메이시스 퍼레이드에는 전국에서 내노라 하는 약250명의 실력파 고교생들로 구성된 마칭밴드가 참가, 맨하탄을 행진한다. 보통 지원학생이 연주 녹음 테잎을 메이시스 백화점측에 보내면 심사를 거쳐 선발되지만 윤양은 평소 트럼펫 실력을 높이 산 음악 선생님의 추천으로 밴드에 합류하게 됐었다. 연습벌레인 윤양이 트럼펫을 배운지 2년만이었다. 윤양은 “12학년에 올라가기 때문에 올해 밴드 합류를 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며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색다른 기회인데 한인들에게 알려져 한인 고교생들이 많이 활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릿지필드 메모리얼 고교 마칭밴드에서 4년째 트럼펫을 연주하고 있는 윤양은 7학년때 미국으로 이민왔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엘살바도르에 1년간 살았던 경험덕에 낯선 문화와 언어에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윤양은 “초등학교 1학년때 엘살바도르에 살면서 세상의 다양성을 일찍 경험할 수 있었다”며 “처음에는 낯선 미국이 힘들기도 했지만 어린시절 엘살바도르에서 살던 경험과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 덕에 영어와 문화에 빠르
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생을 즐기며 평범하지만 보람되게 살고 싶다는 윤양은 이웃사랑도 꾸준히 실천중이다. 매주 토요일이면 윤양은 뉴저지 밀알의 ‘사랑의 학교’에 출석, 장애 아동들과 시간을 보낸다. 친구의 소개로 처음 발을 들인 후 어느덧 2년째다. 윤양은 “처음 나가기 시작했을 때는 꾸준히 활동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가는 길이 즐겁다”고 웃었다. 윤양의 꿈은 외과의사다. 윤양은 “사람을 살리는 기쁨과 보람을 느껴보고 싶다”며 “외과의가 고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아픈 사람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양은 “누구처럼 되고 싶다기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롤모델은 따로 없다”며 “평범하지만 이웃을 돕는 삶을 살기 위해 12학년에 올라
가면 공부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양은 무역업에 종사하는 윤영대씨와 정다이씨 부부의 1남1녀중 막내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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