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김가연 ㅣ 아우 깜수니~(2)

2011-05-0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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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이 아우의 카페 게시판엘 들어가 보면 시적인 글이 많이 있어서 다분히 문학적인 소질이 있구나 싶었고 과연 이 아우는 어떤 성격의 소유자일까 궁금하기도 하였지만 멀리 있으니 만날 길이 없었고 또 한 번 만난다는 것은 필연적 인연이 있어야 한다는 철학적 인연법을 고집하고 있는 나에겐 병원 방문의 만남은 뜻밖 이였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뜻밖의 방문에서 언니를 처음 만나보니 제 친언니보다 더 정감이 가네요”라고 말을 건네는데 난 가슴이 시원스레 떨리는 기분이 들었었다.

나에게 여동생이 없었고 언니라는 말을 들어본 게 얼마만일까 이 나이에 언니라니…


한편으론 기쁘고 행복감이 들었지만 막상 오랫만에 들어본 언니라는 말에 다시 이 아우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먼 길을 마다않고 찾아준 아우, 얼굴이 까맣다 해서 내가 부쳐준 깜수니 아우는 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거의 매일매일 나를 찾아 왔다.

그리고 올 때마다 그냥 오는 게 아니라 항상 손에 먹을거리를 가득 가지고 찾아온 것이였다.

시간나면 틈틈이 건강생각해서 등산도 잘 다니고 살림도 야무지게 잘 하는 것 같고 악바리란 별명이 붙어서 작은 텃밭에는 별별 상추, 파, 머위, 쑥갓, 호박, 가지등 잠시도 집에서 쉬는 날이 없단다. 그리고 내가 퇴원 후 한국을 떠날 때는 가지고 가라고 김이며 멸치며 밭에 심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씨앗도 주었다.

나는 이러한 부지런함을 부러워한다. 남들이 안하는 일을 해서 가족의 건강을 챙겨주는 아우 깜수니. 요즘은 한국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직접 집에서 심어 먹어야 돈을 아끼는 법이라면서 건강론을 펼친다.

사람이 항상 곁에 있을 땐 서로에게 등한시 하게 되고 그저 관심 밖으로 조금은 귀찮은(?) 존재로 살아가지만 멀리 있는 아우가 또 눈물 나게 보고 싶기도 하다.

그 짧은 만남 이였지만 조잘 조잘거리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아주 실감나게 나를 웃겨준 그 깜수니 아우가 무척이나 생각나게 하는 날이다.
그동안 잘 쓰지도 못하는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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