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창] 강정은 l 건강

2011-04-11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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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볼리즘(metabolism)이 떨어지나 보다. 한동안 체중계에 올라갔다 내려온 후 든 생각이다. 내게는 받아 들이기 어려운 사실이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잘 해서 그런지 튼튼한 몸집(?)과 건강은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다. 반장 부반장을 못한 것 보다 체육부장을 못하면 더 억울해 했었다. 체력검사 점수는 만점을 넘어 extra 점수를 받은 유일한 학생이기도 했다.

애를 낳고도 낳기 전과 몸에 차이는 별로 없었다. 애를 안고 뛰어다니기도 했다. 부모님의 건강 유전자를 너무도 잘 받은 덕이라 생각했다. 병원도 1년에 한번 갈까 말까 할 정도였다.


어릴 적 친구들이 먹는 보약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약이라 생각 했다. 몸무게도 대학생 때 몸무게를 계속 유지했다. 노력으로 한 게 아니라 저절로 유지가 되어왔었다. 그래서 비타민 챙겨 먹는 습관이 내게는 잘 지켜지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작년부터 인것 같다. 먹는 양은 같은데 몸의 부위 곳곳에 없던 살이 모이기 시작하고, 조금만 운동을 해도 지친다. 배가 고프면 온몸에 피가 빠져나가듯이 기운이 빠져나가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그럴 때 소파에 누워 팔을 이마에 얹고 잠시 쉬면 밧데리 충전되는 듯 약간의 힘이 충전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일어나면서 한숨을 쉰다. 예전에 엄마가 나처럼 누워 계시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건강했던 어쨌던 간에 지금은 아주 평범한 주부들과 같은 건강 상태가 되었다. 건강에 교만해 있던 터라 더 약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전부터 평소에 새나라 새어린이 생활습관을 하던 친구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나보다 더 건강미가 있어 보인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비실함이 잠시 나를 우울하게 했지만, 과거를 분석 해보니 내 몸을 내가 너무 혹사시켜 왔다는 결론을 받아들이고 생활 습관을 바꿔보자고 정리했다. 실천이 문제다. 산길에 익숙한 사람에게 뱃길에 적응하라는 것 같아 싫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의 마음을 다 잡게 하는 한 사람이 있다. 건강하나 믿고 평생을 몸 한번 돌보지 않고 일만 하시다 갑자기 찾아 온 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나 하나를 위한 가벼운 책임감이 아님을 안다. 그래서 남들 하는 건강 유지 비법에 귀를 기울이고 실천 할 생각이다.

(병원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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