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Love / 오직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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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love the poor during your life,
there will be no fear at the moment of your death.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을 때 두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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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다큐 "세 번 째 만남: 스페인 신부 유의배"를 봅니다.
이른 새벽 네 시간 정도 차를 달려 경남 산청 성심원에
이릅니다. 성심교 다리를 건너, 아침 내내 온 동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는 벽안의 신부, ‘사람의 아들’ 유의배를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저토록 꾸밈이 없을까?
저렇게 기쁠까? 저토록 사랑하실까?
성당 미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병동으로 바쁘게 걸음을 옮겨
또 한 번의 자상한 미사를 드리는 유의배 신부. 그리고,
가가호호 성심원 내부를 모두 방문해야 비로소 아침 미사가
끝난다는 신부님. 그렇게 산청 성심원 한센인 150 여 명
모두에게 "주님의 자비를 베푸소서"라 직접 말한 후에라야
겨우 아침 일정이 마감됩니다.
이제야 다큐 제작진과의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스페인 사람
유의배 신부. 왜 방송 출연을 극구 사양했냐 묻자 그저
’부끄러워" 그랬다며 어린이같은 웃음을 연발합니다. 백발과
흰 수염을 길게 거느린 올해 66세의 신부, 이 곳 성심원에
계신지 올해로 31년 째랍니다. 왜 그토록 오래 한 곳에
계시냐니까, 밖힌 돌이라 누가 발로 한 번 차 줄 때까지
딱히 옮길 데도 없노라 의미심장한 말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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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love the poor during your life,
there will be no fear at the moment of your death.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을 때 두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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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응석군 한센인 옆에 앉아 한 숫갈로 점심(點心)을 합니다.
저토록 꾸밈이 없는 자연스러움의 정체가 다름 아닌 사랑이란
걸 알아 차리는 건 찰나로 족합니다. 같은 밥 같은 반찬을 씹고
삼키며 서로 마주보는 그 눈들 사이의 교감, 아 저게 바로
사랑이구나, 그렇게 느끼는 순간 왠지 왈칵 눈물이 솟구칩니다.
사랑을 보는 데 왜 눈물이 날까?
다음 날 새벽, 어느 눈먼 이의 타종소리와 함께 신부님을
두 번 째 뵙습니다. 마침 오늘은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이마에 재의 십자가를 유의배 신부님 손을
통해 받아 지닙니다. 그리고, 오후에 벌어진 축구시합. 아니,
예순 여섯 신부님이 삼십대 청년들보다 더 잘 뜁니다. 결국
골까지 넣고 거기에 골 세리머니까지 …… 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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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love the poor during your life,
there will be no fear at the moment of your death.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을 때 두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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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시합 후 조용히 초대된 수도원 이층 신부님 사는 방.
사제관이라 부르기엔 너무나도 미안한 공간, 다른 수사들
여섯 분과 함께 쓰신다는 그 곳 방 문 하나를 열며 부끄럽게
당신 방이라 소개하는 곳. 그저 딱 한 몸 누울만한 좁은
방 한 칸입니다. 30년을 한 곳에서 살아온 신부의 이 방
한 구석에 빛바랜 글귀가 선뜻 첫 눈에 들어옵니다.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을 때 두려움이 없다."
따옴표 자국이 유난히 선명한 이 글귀가 불현듯 여태 뜨거운
눈시울 위에 점철됩니다. 여전히 딴전을 부리며 난 모른다
하는 ‘사람의 아들’ 유의배. 굳이 이 글귀를 애써 무시하듯
떠나온 고향 얘기며 어릴 적 사진들 사연이나 들춰내며 ‘시시한’
쪽으로 얘기를 몰고 가는 신부 유의배. 참으로 사랑의 속내란
감히 사람의 말로 읊조릴 경계가 아닐 터!
좋아하는 노래 있냐니까 즉석에서 "타향살이 몇 해던가..."로
시작하던 신부님, 갑자가 머리가 나빠 가사를 기억 못한다며 또
딴전을 피웁니다. 가사 내용은 모르고 그저 곡조가 좋아 따라
부른다는 사람 유의배, 사실 어느 누가 고향 그리움을 모른다
하리오? 당신의 참 고향은 당신을 필요로 하는 곳일 뿐이라는
의미심장한 말도 그저 흘리듯 얘기하는 신부 유의배.
마지막 날, 세 번 째 만남에서 묻습니다.
여기 언제까지 계실 거에요? 그 분의 답: "몰라요. 정말 몰라요.
떠날 때 편하자면 있는 동안 잘 해야죠."
알고 보니, 그 말이 그 말이군요.
Cheers!
OM~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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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for the Soul 지난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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