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전진영 | 특별한 반사를 찾아서(1)

2011-03-0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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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인이 길을 가는데 동네 건달이 욕을 한다.

그러나 성인은 미소를 지을 뿐 노하는 기색이 없다. 제자들이 묻기를,

“스승님, 그런 욕을 듣고도 웃음이 나오십니까?”


“이보게, 자네가 내게 금덩어리를 준다고 하세. 그것을 받으면 내 것이 되지만 안 받으면 누구 것이 되겠나?”

“원래 임자의 것이 되지요.”

“바로 그걸세. 상대방이 내게 욕을 했으나 내가 받지 않았으니 그 욕은 원래 말한 자에게 돌아간 것일세. 그러니 웃음이 나올 수밖에….”

얼마전 여기저기 웹서핑을 하다가 어느 사이트에서 퍼온글이다. 맞는 말이다. 생각할수록 진실이고 옳은 말씀이고 딴지의 여지가 없다. 내가 받지 않았는데, 내가 인정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내것이 될 것이며 어떻게 내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단 말인가. 내것이 아닌데, 내가 받아들이고 흡수하지 않았는데 열 받을일이, 뚜껑이 열릴일이 뭐가 있을까. 이렇게 풀어놓고 보면 백번 지당한 말씀, 누가 달리 생각하랴 싶다가도 막상 현실이 되면 이성적으로 생각할 겨를 없이 급 흡수및 방어 태세가 동시 다발로 이루어진다. 잠자는 내 코털을 건드리는, 상식밖의 (완전 내 기준) 일이라 느껴지면 맹자왈, 공자왈, 넓은 마음으로 그대를 이해하리…라던 마음은 휘리릭, 열받은 뚜껑은 벌써 급 비행, 상황은 이미 비호감, 수습 불가로 되어 버린다. 잠시만 멈추어 생각해 보면 아무렇지 않게 그냥 허허 웃어 넘겨 버릴수도 있을텐데. 하지만, 모든 상황이 생각만큼 그리 쉽지도, 호락호락 하지만도 않으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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