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이경이

2011-01-1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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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씨앗

열쇠가 사라졌다. 사업장에 꼭 필요한 열쇠꾸러미인데 비상용 열쇠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조심했는데 그만 일이 터지고 말았다. 기술자를 불렀더니 특별한 연장으로 기계를 다 따야만 하는데, 기계가 수십 대이다 보니 그 비용도 어마어마한데다 복원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니 며칠 동안 가게를 닫아야할 형편이었다. 모래 속에 파묻어 놓은 아주 자그마한 씨앗을 찾아내는 심정으로 집과 가게를 오가며 샅샅이 뒤져 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새해가 될 때 마다 세우는 계획들이 있다. 주로 열심히 운동하자, 아무리 일찍 나가도 일어 난 후 침대를 예쁘게 정리해 놓고 나가자, 절대 그릇 하나라도 싱크대에 그냥 놔두지 말고 꼭 치우자,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미루지 말고 즉시 행동에 옮기자 등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마음을 굳게 먹고 노력을 해도 며칠이 지나면 흐지부지 될 때가 많다. 그래서 올해는 잘 지키지도 못하는 종전의 계획과는 다른 것으로 세웠다. 그것은 어떤 일이 생겨도 늘 감사하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사실 요즘 나이 탓인지 성격 탓인지 괜한 걱정과 쓸데없는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기에 올해는 생각도 절제하고 마음도 비우며, 좋을 때나 힘들을 때나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면서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른 때 같으면 ‘어떻게 하지? 왜 이렇게 나에게만 새해부터 이런 일이 생기는 몰라’라고 생각하면서 낙담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이 잘 될 거야, 오늘처럼 이렇게 안 좋은 일이 있다 보면 좋은 일도 생기겠지. 그래도 감사하자. 내가 이렇게 숨 쉬고 있잖아’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새해 결심을 생각하며 기쁘게 다녔다. 더 이상 열쇠를 못 찾는다고 생각하고 부속 파는 곳에 가서 동전 박스도 주문하고 일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녁 늦게 기계공이 와서 동전 박스를 부수려고 기계의 소음을 내는 순간 그렇게 찾아도 못 찾았던 열쇠를 아들이 찾았다. 힘들었던 ‘열쇠사건’이 24시간 만에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내가 좋아하는 서양격언에 “생각의 씨앗을 뿌리면 행동의 열매를 얻게 되고 행동의 씨앗을 뿌리면 습관의 열매를 맺으며, 습관의 씨앗은 성품을 얻게 하고, 성품은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항상 좋은 생각의 씨앗을 뿌려, 좋은 행동, 좋은 습관, 좋은 성품, 그리고 좋은 삶의 열매를 맺는 한 해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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