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 박명혜
2011-01-06 (목) 12:00:00
가끔은 좀 더 바다 가까이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두 시간 안에 바다, 산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같은 멋진 도시에 갈 수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그중 레이크 타호, 더 정확히 말하자면 레이크 타호까지의 여러 길은 갈 때마다 정말 감사함을 느낀다.
레이크 타호까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길은 하이웨이 50이다. 집에서 출발하기에 편안하기도 하지만 특별한 계획이 없는 여행일 때 이 길을 택한다. 특히 계절이 가을이라면 이 길을 따라가다가 애플 힐(Apple Hill)에 들려도 좋을 것이다. 사과 피킹을 해도 좋고, 과수원 나무 그늘에 마련된 식탁에서 따끈한 애플 사이다에 파이 한 조각을 먹어도 좋다. 또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폴락 파인 (Pollock pine) 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다. 하이웨이에서 폴락 파인(Pollock pine) 사인을 보고 들어서면, 꼬불꼬불 젠킨슨 호수 (Jenkinson Lake)까지 이어지는 길이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답다. 따끈한 커피와 샌드위치만으로도 여름날 멋진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 지금 같은 겨울엔 하이웨이 80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탁 트인 시야가 하얗게 내린 눈 산을 만끽할 수 있게 하고, 또 여러 스키장에도 쉽게 도착할 수 있으니 말이다. 꼭 스키를 타지 않아도 곤돌라로 정상까지 올라가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시간이 많을 때는 하이웨이 보다는 로컬 도로를 택한다. 꼬불꼬불이어지는 88번도로와 89번 도로는 커브가 많아 속도를 내기는 힘들지만, 가끔 멈추어 쉬어도 좋을 동네도 있고,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주변 경치를 즐기며 가기엔 그만이다.
편안한 길, 빠른 길 그리고 여유 있는 길.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여러 가지다. 우리가 사는 인생길도 마찬가지다. 편안한 길에선 새로움을 볼 수 없고,빨리 갈 수 없는 좁은 길엔 낭만이 있듯이, 돌아간다 초조해 할 것도 없고, 빨리 갔다고 자만할 이유도 없다.
올 한해 우리는 또 각자 선택한 길로 목적지에 갈 것이다. 가다 보면 잘못 길을 들었나 걱정이 될 때도 있겠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떤 길이든 그 길엔 그 길만의 기쁨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