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0-12-16 (목) 12:00:00
처녀들
젖꼭지는
익어 가는 앵두 알
어머님
젖꼭지는
쪼글쪼글 대추 알
육 남매
다 빨아 먹어
아주 말라 붙었네.
- 박양권(1926 - 2006) ‘어머님 젖꼭지’ 전문.
문우들과 ‘글마루’에서 문집을 만들 때, 박양권 시인이 “내 젖꼭지 어디 갔어?” 하며 원고를 찾는 바람에 유명해진 바로 그 ‘젖꼭지‘다. 그래서 이 시조를 떠올리면 늘 웃음이 지어지지만, 사실은 안타깝고 애달픈 시다.
이산가족이 돼 북에서 일생을 마친 어머니에 대한 노시인의 그리움과 한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어머님도, 박 시인 자신도, 글을 지도하던 고원 선생님도 다 옛 분이 되셨고, 시만 남아서 우리를 웃게도 하고 울리기도 한다.
김동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