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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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와 EQ와 전공 II

2010-12-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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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칼럼

지난 번 칼럼에서 필자는 우리 한국계 학생들의 성격(personality), 전공 및 직업 선호, 학업성취도(achievement), 그리고 학습지능(IQ) 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성을 설명했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우선 성격적 특성으로 협조정신, 사회질서 준수, 단체 및 조직에서의 융화력, 타인배려 등은 뛰어난 반면, 독립심 및 독립적 사고능력의 부족과 그룹 및 단체활동에서 지도력의 미흡한 점을 들었고, 그리고 이것은 학습지능 및 성취도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언어능력에 기초하는 결정성 지능에서 뒤떨어지고 귀납, 연역 추리력에 기초하는 유동성 지능에서 앞서 있음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성격 및 지능적 특성이 자녀들을 전공 및 직업분야에서 한정적 선택을 하게 만들어서 비즈니스, 법, 엔지니어링, 메디칼 분야에 상당히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반면 창의력, 언어능력, 사회성 기능, 그리고 지도자적 자질을 많이 필요로 하는 연구, 인문, 사회, 정치, 경영분야에는 관심을 덜 나타내 보이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언어에 기초하는 지능 영역이 낮은 것은 자신의 생각, 기분을 다른 사람에게 심오하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설득 능력의 결여로 이것은 감정절제 능력과 지도력 결여로 연결되어 진다. 이것은 또 지도자의 행동 자질과는 다른 소극적인 성품으로 비춰진다.

그렇다면 언어 능력을, 그것도 어린 시절에 가정에서 부모와의 관계에서 발달하는 이 기능을 향상시키는 부모기술이 요구된다.

첫째, 자신의 생각과 기분을 표현하는 기술은 누군가가 내 생각, 기분을 물어줄 때 가장 잘 발달하게 된다. 이것은 자녀의 어린 시절부터 엄마, 아빠가 도와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며, 일상대화에서 할 수 있다.

둘째, 자녀의 생각과 기분에 귀를 기울여서 들어주고 공감해 준다. “그래?” “와!” “That’s wonderful!” “아 하!” 이런 간단한 몇 마디 표현으로 부모는 자녀의 생각, 기분을 함께 하고 있음을 나타내 준다.

셋째, 자녀와 함께 책을 읽거나, 자녀가 책을 읽을 때 엄마, 아빠가 들어주는 시간이 자녀들의 언어능력을 가장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어떤 과외선생님보다도 집에서 부모와 자녀가 이런 시간을 가졌을 때 언어 능력만이 아니라 사회성, 대인관계 기능이 한꺼번에 발달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책 읽을 때 “그래?” “와!” ‘신난다!” “저런!” “그래서 어떻게 됐어?” 이런 말만 해줘도 좋다.

넷째, 자녀와 함께 놀아준다. 이것은 책 읽기와는 또 달리 자녀가 직접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마련해 준다. 함께 놀 때 부모는 앞서가지 않고 자녀 뒤를 적당히 따라가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모든 부모기술을 자녀가 독립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것은 놀이하기에서처럼 부모가 자녀에게 스스로 하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책읽기에서처럼 격려, 공감, 수용, 반영, 지지해 주는 ‘positive’한 부모기술이 저절로 나오는 환경을 만들어줄 때 가능해진다. 가정에서 질책, 추궁, 꾸지람, 야단, 나무라기, 깎아 내리기, 비교하여서 핀잔주기, 이런 부정적인 부모의 언행을 말끔하게 치워줄 때 자녀들은 균형 잡힌 인격체로 발달하게 된다.


자녀에게 이런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흔히 값비싼 코칭 프로그램에 자녀를 보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자녀에게 이렇게 해줄 때 가장 잘 발달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였으면 한다.

www.harvardcounselors.net

리처드 손
<하버드 카운슬링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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