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큐레이터가 된 미술비평가

2010-12-0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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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콘 아츠 빌딩’ 시리즈전
피터 프랭크 6인전 10일부터
한인작가 유제화씨 등 초청


요즘 남가주 미술계는 잉글우드에 새로 오픈한 ‘비콘 아츠 빌딩’(Beacon Arts Building)에 큰 관심과 기대를 보이고 있다. 잉글우드 아트 디스트릭의 라브레아 길에 위치한 ‘비콘 아츠’는 전에 유명한 베킨스 창고회사(Bekins Storage)였던 3만2,400스케어피트의 4층 건물을 개조한 새로운 예술의 산실로, 뉴욕의 창고 스타일 아트 빌딩들처럼 대형 갤러리와 상점들, 그리고 작가들을 위한 스튜디오들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10월 문을 연 비콘 아츠 갤러리는 개관기념으로 ‘큐레이터가 된 비평가들’(Critics-as-Curators) 시리즈를 시작했는데, 이 시리즈는 미국 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 비평가들을 큐레이터로 위촉, 전혀 새로운 개념의 전시를 선보이는 것이다.


첫 쇼는 10월14일부터 11월7일까지 열렸던 샤나 니스 댐브로트(Shana Nys Dambrot)가 큐레이트 한 ‘유령 이야기’(Ghost Stories)였으며, 그 두 번째 쇼가 오는 12월10일 개막되는 피터 프랭크(Peter Frank) 큐레이트의 6인전 ‘밀도: 선이 형태가 되고, 형태는 대상이 되고’(Densities: Line Becoming Shape, Shape Becoming Object)로, 여기에는 한인작가 유제화씨와 그의 남편 조얼 킹이 초청됐다. 이들과 함께 남가주 미술계에서 널리 알려진 중견작가 잔 화이트, 필리파 블레어, 란 하라리, 탐 젠킨스 등이 참가해 오일, 아크릴릭, 나무와 잉크, 콜라주, 사진 등 각기 다른 미디어와 스타일을 사용해 선의 폭발적인 감수성에서 비롯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들은 모두 남가주에 기반을 둔 아티스트들이지만 남가주적 특성을 보이는 작업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북가주, 뉴욕,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의 감성을 커버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유제화씨는 이 전시에 가로 세로 12피트(142×142인치)에 이르는 대형작품 ‘윈드 시티’와 중간 사이즈 작품 1점, 작은 작품 6점을 소개하고, 조얼 킹은 대작만 5점을 선보인다. 워낙 전시공간이 방대해 작가들은 각자 개인전이라 해도 좋을 만큼 충분한 작업을 보여주게 될 전망이다.

유씨는 무한한 공간, 자연의 순수, 원초적인 힘이 가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아무 것도 치장하지 않은 상태의 자연과 우주는 그의 오랜 화두로, 막대기나 걸레를 사용해 캔버스에 아크릴을 칠하고 뿌리고 던지는 원시적인 방법의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의 인비테이션 카드에 사용된 그의 ‘윈드 시티’는 우주의 기, 그 원시적 흔적들과 공간의 하모니가 표현된 작품으로 작가는 “아직도 원시적인 태양이 가득한, 사막의 미스터리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한다.

이 쇼를 기획한 피터 프랭크는 카파미술상 심사위원으로 여러 번 위촉돼 한인 화단과는 친숙한 인물로, 리버사이트 아트 뮤지엄 수석 큐레이터이면서 ‘비전 아트 쿼털리’ ‘LA위클리’ ‘앤젤리노’ ‘더매거진 로스앤젤레스’ 등 유력 미디어와 잡지들에 미술비평을 하고 있다.

이 쇼 이후에도 계속될 ‘비평가 큐레이터’ 시리즈에 큐레이터로 초청된 비평가들은 역시 카파미술상 심사위원 수차례 참여했던 데이빗 페이글(David Pagel)을 비롯해 더그 하비(Doug Harvey), 맷 글리슨(Mat Gleason) 등이 확정돼있다.

내년 1월30일까지 계속되는 ‘밀도’ 전시의 오프닝 리셉션은 10일 오후 5시, 오픈하우스는 1월22일 오후 1-6시이다.

Beacon Arts 808 N. La Brea Ave. Inglewood, CA 90302, (310)621-5416


www.beaconartsbuilding.com


<정숙희 기자>


유제화의 작품(Wind City).


조얼 킹의 작품(무제 0910-4).


잔 화이트의 작품(Artificial Hatch 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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