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이금자

2010-10-14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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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를 만드는 사람들

우리는 보통 30년을 ‘한 세대’ 라고 말합니다. 사람이 30세가 되면 가정을 꾸미고 가족을 가질 수 있는 나이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내가 우리 아이들을 키울 때는 어린이를 위한 TV 프로그램이 극히 한정적 이었습니다. Sesame Street 으로 A,B,C 를 배우고 Mr. Rogers 로 좋은 이웃이 되는 법을 배우는 정도 였습니다. ‘한 세대’가 지난지금, 저출산으로 아이들의 숫자는 적지만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엄청나게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 많은 것 중에 특별히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는 어른인 내게도 퍽이나 매력적입니다. 손주들을 갖기 전에도 ‘뮬란’ 이나 ‘라이언 킹’ 같은 영화를 보면 아이들 처럼 꿈의 세계를 떠도는 것 같았습니다. 아침에는 불륜, 저녁에는 시기와 질투와 명예욕에 마음을 어둡게 만드는 드라마 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손주가 다섯이나 되니 그들과 함께 할 때면 그런 영화를 많이 대하게 됩니다. 모두가 권선징악을 바탕으로 하고 어른들이 일일이 가르치기 어려운 교훈들을 자연스럽게 가르쳐주고 무엇이 옳은것 인가를 스스로 판단 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의 심리를 이끌어 주는 영화를 보면서 저런 영화는 어떤 과정을 통하여 만들어질까 하고 궁금해 했습니다.

얼마 전 Oakland Museum 에서 하는 Pixar 애니메이션 25주년 기념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눈이 크게 열렸습니다. “아, 이렇게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는 만들어 지는구나.” 만화 스케치에서 시작되어 완성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하나하나 볼 수 있는 전시회, 내게는 정말 신기하면서도 젊었다면 한번 도전 해보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하는 흥미진진의 전시회 입니다. 아직도 궁금하고 더 알고 싶은 것은 많습니다. 인기 있는 배우를 뽑아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고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통해 ‘배우’를 만들고 빛과 음향이 어울려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는 그 영화, 이렇게 해서 잃어버린 아들 Nemo 를 찾아다니는 아빠 Marlin 을 보며 눈물을 글썽하는 네 살짜리 손녀를 울리는 영화가 만들어지는구나 하고 생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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