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 이금자
2010-09-16 (목) 12:00:00
모처럼 느껴보는 설레임 입니다. 정년 퇴직후 손주들과 시간을 보내는 때도 많지만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데로 여행을 다니곤 합니다.
여행사에서 주선하는 곳을 따라 다니다 보면 그릅여행을 하게되고 그러다 보면 내가 원하는 곳을 다닐수 없는것이 많습니다. 이번 처음으로 이곳 쌘프란시스코에 나들이를 온 Musee D’orsay Museum 의 작품들이 그중에 하나 입니다. 그 작품들이 두번에 걸쳐 De Young 에 온다는것은 나에게 기대와 설레임을 갖기에 충분합니다.
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한곳은 여름이면 돌아오는 겨울 방학 책을, 겨울이면 다음 해 여름 방학책을 만드는 조그마한 출판사 였습니다. 내가 주로 하는 일은 방학책에 삽화를 그리는 일이었지만 일손이 딸리면 원고 교정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저런일을 해서 주머니에 돈이 있다 싶으면 달려가는 곳이 있습니다. 명동 뒷골목, 외국 서적들을 파는 노점상입니다. 번듯한 건물안에 있는 책방이 아니고 큰 골목 사이에 올망졸망 붙어있는 책방은 여름 장마때면 책들이 젖을새라 비닐로 덮어놓고 우산도 쓸수 없는 골목은 몸이 서로 닿도록 비좁습니다.
거기서 화가별로 시대별로 나온 화집들을 몇권 사들고 나오는 날이면 며칠 밥을 안먹어도 괜찮을 만큼 즐거웠습니다. 보고 또 보고- 그래도 모자라 머리에 베고 잡니다. 그때 그렇게 행복해 했던 화가들의 작품을 책이아닌 실제로 이곳에서 볼수 있다는건 그때의 그기억들을 새롭게 해줍니다.
지난 6월부터 있었던 1차 전시회도 그렇지만 특별히 이번 9월 말에 시작하는 두번째 작품들은 누구나 잘아는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고흐, 고갱, 세잔느…. 용돈만 생기면 모았던 그 화집들을 상자에 차곡 차곡 넣으며 내가 2년만 미국가서 살다 올테니 잘 보관 했다가 달라고 부탁을 해놓고 떠나 온지가 어느덧 40년이 가까워 옵니다.
지금은 그 책들이 그리운것이 아님니다. 여러번 이사를 하는동안 행방을 알수 없는 그책들에 미련을 두는것도 아님니다. 책이 아닌 실제로 그 화가들의 그림을 볼수있다는것 만으로도 나의 눈은 화려함을 느낄수 있습니다. 전시회 시작일을 기다리지 못하고 preview 전시회에 예약을 해놓고 그날을 기다립니다. 마치 학교 시절에 화집을 사기위해 뛰어 다녔던 그설레임으로.